신간 ‘한국의 땅 부자들’
토지 분석 전문가의 땅 투자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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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땅 값이 급등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원결의를 맺은 세 친구가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난 세 사람은 1970년대부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내기를 했다. 각자 1000만원을 투자해 50년 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는 지 내기를 한 것이다. 한 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또 한 명은 강남에 최초로 분양하는 아파트를 샀다. 나머지 한 명은 명동에 땅을 샀다.
이후 50년이 된 2025년 어느 날, 세 친구가 드디어 만났다. 강남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친구는 1000만 원이 50억 원이 됐고, 삼성전자 주식을 산 친구는 1000만 원이 100억 원이 됐다, 그리고…. 명동에 땅을 산 친구는 1000만 원이 500억 원이 돼 있었다.
토지 분석 전문가 정병철 현대D&C 대표는 신간 ‘한국의 땅 부자들’에서 대다수 국민이 주식이나 아파트에 투자하고 있지만, 땅이야말로 우리나라에서 보통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은 국토의 면적이 좁고, 그중에서도 65%가 산지라 땅의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자는 “집은 1억 원짜리가 100억 원이 되는 일은 없다. 하지만 땅은 1억 원짜리가 100억 원이 될 수 있다”며 인생을 풍요롭게 바꿀 방법으로 땅 투자를 제시한다.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 감가상각으로 인해 가격이 내려가지만, 그 건물이 깔고 앉아 있는 땅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또 아파트는 실거래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사거나 비싼 가격에 팔 수 없다. 반면 땅은 실거래 가격이라는 잣대를 적용하기 힘들다. 바로 옆에 있는 땅도 모양과 용도, 도로 요건, 크기 등 여러 요인으로 가격이 몇 배 차이 나는 경우가 있고, 공시 지가와 실제 거래되는 가격의 괴리도 크다. 시세가 없이 순전히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10배, 100배의 잠재력을 지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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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땅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실제 사례를 들어 생생한 조언을 건넨다. 땅 부자들이 근교에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차려 가업 승계와 절세를 하는 추세부터 7년 전 제주도 제2신공항이 발표됐을 때 성산읍 일대 농지 가격이 70배 뛰어 1억원짜리 농지가 70억원에 팔린 사례, 2023년 용인시 남사읍·이동읍 주변에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한 후 1주일 새 10~50배에 급등한 가격에 거래된 땅 등을 소개한다. 재개발 땅 지분만 투자해서 100억원대의 자산가가 된 사람과 5000만원으로 산 묘지 땅을 100억원으로 만든 택배 기사의 이야기는 누구나 땅 투자에 도전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책은 땅으로 인생을 바꾼 부자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눈이 멀어 땅을 샀다가 고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하며 땅 투자 시 주의점도 강조한다. 친구의 말 한마디만 듣고 무모하게 땅을 사서 6억원을 빚진 남자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투자를 결정하기 전 충분한 정보 수집은 필수다. 개발 계획의 단계, 시장 상황, 해당 부동산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 등 여러 가지를 꼼꼼히 분석하고 직접 땅을 확인한 뒤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땅은 모든 부동산의 근간이고 기초이기 때문에 땅을 공부하면 아파트, 상가 등 다른 부동산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땅은 사서 묵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지어질 건물의 종류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저자는 “한국에서 땅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라며 부자가 되고 싶다면 티 내지 말고 땅을 보러 다니라고 말한다.
한국의 땅 부자들/정병철 지음/유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