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중유공사, 미 AGDC와 협약
1300㎞ 가스관으로 운송 사업
총투자비 약 64조원 규모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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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해 12월 10일 수도 타이페이의 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대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21일 대만 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대만 국영 석유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台灣中油)는 전날 타이베이 본사에서 미국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LNG 구매·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대만 경제부는 전날 성명에서 “이번 합의에 따라 CPC는 대만에 안정적인 미래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LNG를 조달하고 상류부문 투자 참여 권리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부는 이번 투자의향서 체결로 (가스) 운송 시간과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여 대만의 가스 공급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합의는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AGDC 등 기업인들이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전날 대만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만찬 리셉션에서 던리비 주지사를 환영하면서 이번 투자의향서 체결과 관련, “우리는 알래스카 천연가스를 구매하는 데 관심이 많다. 이는 우리의 수요 평가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또 “대만은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산업 및 농산물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하는 것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던리비 주지사는 “대만은 알래스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LNG 공급원을 더 다양화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향후 수십년 동안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고 우호적인 이웃 국가로부터 일관된 공급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을 완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했다고 대만 내외신 언론들은 전했다.
첨단기술 분야 선전에 힘입어 대만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상당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1114억 달러(약 160조8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약 1300㎞ 길이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해안으로 운송, 액화한 뒤 수출하기 위한 대형 사업이다. 총투자비는 440억 달러(약 6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알래스카주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이나 지난 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국정 과제이자 통상·에너지 협력의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던리비 주지사는 24∼25일 한국을 방문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통상·에너지 당국자들과 국내 에너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LNG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