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달린 韓·李·尹…정국 혼돈 최고조 [이런정치]

24일 한덕수 탄핵심판 선고 예정
26일엔 이재명 ‘선거법 2심’ 선고
尹대통령 빠르면 내주 후반 예측
여야 헌재 앞 회견 맞불 여론전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 즉각 파면 촉구 기자회견 모습. [연합]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기자회견 모습. 국민의힘 기자회견 뒤쪽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김해솔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또다시 한 주를 넘어가게 됐다. 헌재가 이번 주중에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정 공지가 없을 거라고 못박은 터라 다음 주 초 선고 가능성도 낮아졌다.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오는 24일로 예정되면서 ‘기약 없이’ 차일피일 늦춰진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도 예정돼 있다. 이틀 간격으로 진행되는 한 총리 탄핵심판, 이 대표 2심 선고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이르면 주 후반 선고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치권의 여론전은 점점 더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정국 혼돈은 최고조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21일에도 서울 종로구 헌재 앞으로 달려갔다. 이날 오전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윤 대통령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은 소속 상임위원회별로 조를 짜서 헌재 앞 기자회견에 나서기로 한 상황이다.

산자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화문까지의 도보행진, 여러 농성 참여, 단식, 삭발 등 여러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헌재 판결(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시기가 점점 늦어지면서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오늘 산자위, 농해수위 공동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해서 헌재 앞에서 각 상임위별로 기자회견을 지속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오전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각하 시국 기자회견’을 열고 맞불을 놨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기현·나경원·윤상현·주호영 의원 등 소속 의원 등 30여명이 자리했다.

김기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심리 과정에서는 KTX같은 급행 속도로 졸속심리를 마구 거듭하던 헌재가, 막상 그 결정의 선고는 변론 종결 후 24일이 지나도록 계속 미룬 채 완행열차처럼 느릿느릿하다”며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덩어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절차적 적법성조차 갖추지 못한 것임이 드러난 대통령에 대한 탄핵청구는 각하돼야 마땅하다”며 “조작돼 오염된 증거와 민주당 측 회유에 의해 왜곡된 증언으로 탄핵 공작·내란 몰이를 한 진실이 명백히 드러났으므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여론전에 집중하는 것은 다음 주 선고 일정과 무관치 않다. 이 대표의 선거법 사건 2심을 맡은 서울고법 6-2형사부가 오는 26일 선고를 예정한 상태에서, 전날(20일) 헌재가 ‘선고기일 알림’을 통해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24일 오전 10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공지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총리 탄핵심판 자체도 대형 사건이지만, 한 총리 탄핵소추 사유 중 ‘비상계엄 관련 위헌·위법 행위와 내란 행위의 공모 또는 묵인과 방조 등’ 부분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중 최장 심리 기간을 경신 중인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 시점을 두고 설왕설래 하면서, 한 총리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시점을 주목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한 총리 탄핵심판 사건 선고 일정이 나온 터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도 마냥 더 늦춰지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헌재가 이번 주중에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기일 공지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24일이란 점에서, 내주 초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또 오는 26일 전국 단위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예정돼 헌재 주변 학교들의 휴교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오는 27일 또는 28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여론전이 심화되고 윤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싼 여론도 점점 격화되면서 의원들을 향한 직접적 공격까지도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헌재 주변에 모여있던 탄핵반대 집회참석자와 유튜버들이 고성에 욕설을 하며 모여들었고, 그들 중 한 명이 발로 저를 가격했다”며 “국회의원인 줄 알면서도 부러 행한 명백한 테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경찰에 인계했다”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전날 오전 헌재 앞 기자회견 과정에서 날아온 달걀에 맞기도 했다. 백 의원은 “이것은 정말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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