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장서 나온 뼈와 군화에 ‘눈시울’…“6·25 한강 방어선 전투 치른 듯”

유해발굴 현장에서 진행된 약식제례 [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6·25전쟁 국군 전사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됐다.

21일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서울 동작구 옛 수도방위사령부 부지에서 유해 2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해 발굴은 지난 12일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굴삭기 작업 중 뼈와 군화가 발견되자, 현장에 있던 건설업체 직원은 국유단에 전화를 걸어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보여 6·25 전사자 유해가 아닌가 한다”고 제보했다.

국유단은 유해가 발견된 지점에 대한 공사 정지를 요청하고, 다음날 조사·발굴팀을 현장에 파견해 유해 2구와 유품 7점을 수습했다.

국유단은 유해와 유품의 구성 등을 고려할 때 국군 전사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해 발견 장소는 1950년 6∼7월 한강 방어선 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당시 국군 혼성 제7사단 병력은 도하작전을 펼치는 북한군 4사단을 저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국유단은 향후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유해 정밀 감식과 유가족 유전자 시료 비교 분석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우리가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장소에도 불과 75년 전에는 참혹한 전투가 있었고, 호국영웅이 잠들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며 “하루빨리 그분들을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2000년 4월 유해 발굴사업이 시작된 이후 서울 도심에서 6·25전사자 유해를 발굴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7년 동작구 이수교차로 인근 야산에서 첫 유해가 발굴됐으며, 2010년에는 이번 공사장 인근 동작구 사육신역사공원에서도 유해가 발견된 바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유해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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