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8 올림픽 배영 2연속 금메달
1차 투표에서 과반 49표 득표해 당선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화”
로이터 통신 “올림픽 새 시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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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된 커스티 코번트리 [AFP]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짐바브웨 수영 영웅’ 커스티 코번트리(41)가 세계 스포츠계를 이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뽑혔다. 유럽 남성 중심의 IOC 13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 수장이다.
코번트리는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에서 제10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41세 나이에 세계 스포츠계 대통령에 오른 코번트리의 임기는 오는 6월부터 8년 간이며, 한 차례 4년 연장할 수 있다.
지난 2013년부터 12년간 IOC를 이끈 토마스 바흐(독일) 현 위원장은 주변의 3연임 도전 권유를 뿌리치고 오는 6월 물러난다.
선거는 예상과 달리 싱겁게 끝났다. 바흐 위원장이 막후에서 지원했다고 알려진 코번트리는 1차 투표에서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체 97표 가운데 당선에 필요한 과반인 49표를 정확하게 득표했다. 그 뒤를 이어 최초의 부자(父子) 위원장에 도전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65·스페인) IOC 부위원장이 28표, 강력한 위원장 후보였던 서배스천 코(68·영국) 세계육상연맹 회장이 8표를 얻었다.
로이터 통신은 “코번트리는 130년 역사의 IOC 유리 천장을 깼다. 이는 올림픽 역사에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선수 권리와 젠더 이슈, 올림픽의 지속 가능성 등 중요한 문제들에 신선한 시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정말 강력한 시그널”라며 “우리는 진정으로 글로벌화하고 있으며,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8년 동안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번트리는 유일한 여성 후보로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과 IOC 선수 위원을 거쳐 성별의 벽을 넘어 역사를 썼다. 앞서 9명의 위원장은 모두 남성이었다. 또한 코번트리는 아프리카 대륙 출신으로는 최초로 위원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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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티 코번트리가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 배영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시상대에 선 모습 [게티이미지] |
코번트리는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2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올림픽 챔피언 출신이다. 올림픽 메달만 7개(금 2, 은 4, 동 1)를 수집했다. 짐바브웨가 획득한 8개의 올림픽 메달 중 7개를 혼자 만들어냈다. 2012 런던 올림픽 기간에 IOC 선수 위원으로 당선돼 체육 행정가의 길을 걸었고 2023년에는 IOC 집행위원에 올랐다.
코번트리 당선인의 취임 후 치를 첫 올림픽은 2026년 2월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다. 3년 앞으로 다가온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앞두고는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스포츠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또 러시아의 올림픽 복귀 로드맵 설정과 올림픽 성별 논란, 미국과 새로운 중계권 계약 체결 등을 숙제로 받았다.
대한민국 전북이 도전장을 낸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도 이르면 2026년 코번트리 위원장 당선인이 주도하는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