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양국 형제적 성격”
한달전 러 군인 수백명 北서 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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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8월경 차량을 통해 러시아 군복을 입은 군인들의 눈을 가린 채 차량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러시아 외무차관이 러시아 병사 수백명이 북한에서 재활 과정을 거쳤다고 밝히면서 실제 북한에서 재활 과정을 겪은 러시아 군인의 경험담이 재조명되고 있다.
안드레이 루덴코 차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주러시아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소련·북한 경제문화협력협정 체결 76주년 리셉션에서 “오늘날 러·북 관계의 형제적 성격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라며 러시아 병사들이 북한에서 재활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 러시아군이 요양 치료를 받은 것 외에도 지난해 여름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망한 군인의 자녀들이 방문한 것도 이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도 지난달 러시아 매체 로시스카야 가제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다친 러시아군 수백명이 북한 요양원과 의료시설에서 회복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군인 알렉(가명)은 지난달 20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원산의 한 요양 시설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시설은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좋았지만, 식사는 맛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자신이 예상했던 요양 장소는 아니었다며 일주일 동안 20여명의 다른 군인들과 함께 지냈다고 회고했다.
러시아는 참전 군인들을 대상으로 재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에 따라 제대한 군인 등이 소속 부대에 신청하면 머물 수 있는 요양원 등을 배정받는다.
알렉은 자기 상관이 흑해 등 더 인기 있는 요양소들은 이미 예약이 다 찼다며 북한으로 갈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때 러시아 부상병 수백명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역시 지난달 러시아 국영 신문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다친 러시아군 수백명이 북한 요양원과 의료시설에서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알렉은 동료 군인들과 수영장, 사우나에 가거나 탁구를 치고 카드 게임을 하며 지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요양원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치료는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저녁 외출이나 현지인 접촉이 금지됐고 술을 구하기도 어려웠다고도 설명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가제타 인터뷰에서 “치료, 간호, 음식 등 북한에 머무르는 것과 관련한 모든 것이 무료”라며 “우리가 (북한) 친구들에게 적어도 비용 일부를 보상하겠다고 했을 때 그들은 진심으로 불쾌해하며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