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여행 한국인 여성 3명 실종…“생사불명, 흔적도 없어”

실종
그랜드캐년에서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40번 도로에서 실종된 한국인 여성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태희씨,김태희씨와 이지연씨, 김정희씨. [애리조나주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미국 여행을 하던 한국인 일가족이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던 중 실종됐다. 당국이 수색에 나섰으나 일주일 넘게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과 애리조나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김태희(59)씨, 김정희(54)씨, 이지연(33)씨 등 일가족 여성 3명이 지난 13일 실종됐다. 김태희씨와 이지연씨는 모녀관계, 김정희씨는 김태희씨의 동생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지난 17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 예정이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한국의 가족이 외교부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 사건을 인지한 LA총영사관은 강경한 경찰영사를 현장에 파견,현지 사법당국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애리조나주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 존 팩스톤 대변인에 따르면 GPS(위치정보시스템)을 통해 실종된 일행이 운전한 렌터카 2024년형 흰색 BMW의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은 그랜드캐년에서 라스베가스 방향으로 가는 애리조나주 윌리엄스 인근 40번 고속도로 서쪽방향에서 지난 13일 오후 3시 27분쯤이었다.

셰리프국은 한국인 일가족이 실종된 당일 마지막으로 위치가 확인된 장소에서 1마일 가량 떨어진 40번 고속도로에서 차량 22대가 연쇄 추돌해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망자 명단에서 실종자들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 사고와 실종 사건의 연관성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팩스턴 대변인이 전했다.

경찰당국은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지역 병원과 고속도로 양쪽을 수색했지만 이들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도보, 항공, 차량을 동원해 고속도로 양쪽을 수색했지만, 차량이 도로를 벗어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팩스턴 대변인은 LA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 대부분의 경우 경로가 변경되면 여기 애리조나 북부의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비포장 도로로 가게 된다. 모든 도로를 확인했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라며 “13일 이후로 그들의 휴대폰이나 차에서 접속기록이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당시 사고 지역에는 겨울 폭풍이 뒤늦게 몰아치면서 폭설과 정전이 발생했고, 도로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고 팩스턴 대변인은 전했다.

애리조나 당국은 차량의 GPS 기록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실종자들과 접촉했거나 이들의 행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종된 차량의 번호판은 캘리포니아주 면허 9KHN768이며 제보전화는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 (928) 774-4523/1-800-338-7888이다.

애리조나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이 배포한 한국인 여성 3명의 실종 공지 포스터

애리조나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이 배포한 한국인 여성 3명의 실종 공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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