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개봉…“밀폐된 공간보다 필드가 더 은밀”
블랙코미디 장르에 탄탄한 배우 캐스팅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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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 제공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하정우의 연출 복귀작 ‘로비’가 내달 2일 개봉하는 가운데, 영화의 제목이자 소재가 된 ‘로비 골프’를 어떻게 그려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2013년 ‘롤러코스터’로 배우 겸 감독이 된 하정우는 이어 2015년 ‘허삼관’을 선보였다. 그로부터 10년만에 연출작 ‘로비’로 돌아오면서 “감독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는것이 배우 입장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는 때보다 더 긴장되고 싱숭생숭하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지난 4일 제작발표회에서 “세 번째 작품을 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그 기간동안 여러 차례 어떤 작품을 선택했지만 만들지는 못했고, 고민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러다가 로비를 하는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골프라는 스포츠 특성상 긴 경기 시간 내내 여러 비즈니스가 오가는 것에 착안, 한국 영화 최초로 로비 골프 세계에 영화적 상상력을 접목했다. 그가 골프를 처음 접했을 때, 라운딩을 경험하면서 만나고 관찰했던 사람들이 작품의 영감이 되어줬다.
하정우는 “일반적으로 로비는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광활한 골프장이 참 은밀한 공간”이라며 “골프 영화라기보단 골프장에 있는, 골프장을 다니는 사람들의 ‘접대 골프’ 풍경을 그린 코미디”라고 말했다.
“골프를 배우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내가 아는 얌전한 사람이 골프채를 들면 야수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평소 야수 같던 사람이 골프채를 잡으니 소녀처럼 변신하는 이중적 모습들을 목격했다. 그런 모습들을 포착해 영화로 찍으면 정말 코미디가 될 것 같다 확신했다.”
장기인 블랙코미디로 돌아온 그는 “‘허삼관’까지 찍고 나서 연출자로서 공백의 시간을 가지고 그동안을 돌아보면서 수년 동안 고민해 왔다. 연출자로서 관객들과 만나는 저의 이야기의 표현 방식 자체는 블랙코미디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로비’는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박해수, 곽선영 등 탄탄한 캐스팅이 주목된다.
김의성은 극 중 ‘창욱’이 로비를 해야 하는 국책사업의 실세 ‘최실장’ 역을 맡았다. 박병은은 창욱의 라이벌 회사 대표 ‘광우’ 역을 맡아 창욱과 대립하고, 곽선영은 창욱의 회사 윤인터랙티브의 실세 ‘김이사’를 연기한다.
이동휘가 창욱에게 최실장을 소개해 주는 ‘박기자’ 역을, 강해림이 드라이버 입스가 온 최실장의 최애 프로 골퍼 ‘진프로’ 역을, 차주영이 골프장 대표의 아내 ‘다미’, 최시원이 ‘다미’의 전 남자친구이자 배우 ‘마태수’를 연기한다. 강말금은 부패한 ‘조장관’으로 연기 변신을 꾀한다.
한편, 배우 하정우로서 ‘클로젯’(2020), ‘비공식작전’(2023), ‘1947 보스톤’(2023), ‘하이재킹’(2024), ‘브로큰’(2025) 등 연이어 흥행 참패가 이어지고 있기에, 그가 감독 복귀작 ‘로비’로 부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