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해남조선소 전경. [대한조선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금융당국이 중형 조선사 RG(선수금환급보증서) 심사에 미래 수주할 선박의 사업성을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금융사들의 중형사 RG 발급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24일 금융위원회는 김병환 위원장이 전남 목포·해남을 방문해 전남지역 조선사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조선사 수주 동향과 RG 발급 관련 애로사항을 들었다. 선수금환급보증서란 선박 미(未)인도가 발생할 경우 발주사가 조선사에 지급한 선수금을 RG 발급 금융기관으로부터 환급받을 수 있는 보증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중형조선사는 우호적인 글로벌 조선업황으로 해외 수주가 증가하고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금융회사는 과거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험한 손실과 현재의 재무실적 등을 바탕으로 RG 심사를 하고 있어 수주에 필요한 RG가 충분하게 발급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향후 수주선박의 사업성 등 미래가치를 RG 심사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면책특례 부여를 추진하고 조선사의 경영실적 개선 등을 고려해 수출입은행, 민간금융회사 등 보다 다양한 금융회사들이 RG 발급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사와 협의를 거쳐 ‘중형조선사 수주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선업 리스크와 중형사의 경영환경을 고려해 수익성이나 유동성 기준, 선수금 관리 등에 대한 규정을 담는다. 이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외부 회계법인의 사업성 검토를 통과한 RG발급 업무를 ‘금융기관검사및제재에관한 규정’에 따른 면책특례로 지정할 계획이다. 중형사 RG 발급에 보수적이었던 금융회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RG 발급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취지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형 조선사 대표들은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RG 발급 한도를 확대하고 발급기관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은 앞으로도 정부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며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원균 수출입은행 부행장도 “24년 결산을 마치는대로 신용평가를 실시하고, 수주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건조능력과 수출이행능력 등을 보유한 중형조선사에 신규 RG 발급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성우 광주은행 부행장은 “전남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선사의 어려움을 적극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이어 김 위원장은 대한조선 현장을 찾아 회사 현황을 들었다. 도크에서 선박 건조 공정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또한 현재 건조하고 있는 HN5092호선에 올라타 대한조선의 주력 선종(원유·석유제품 운반선) 등을 소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