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이크 핏’ 지배한 호블란, 1년 7개월 만에 우승

PGA 발스파 챔피언십… 안병훈,공동 16위

안병훈이 24일(한국시간)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번홀 티샷을 한 후 걸어가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안병훈이 한때 단독선두까지 올랐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결국 우승 경쟁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은 23일(미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를 기록,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를 적어냈다.

3라운드 한때 단독선두까지 올랐던 안병훈은 최종일을 선두와 3타차 공동 11위로 출발하며 역전 우승의 희망을 부풀렸다.

안병훈은 2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5번홀(파5)과 7번홀(파4)에서 잇따라 버디를 낚으며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8번홀(파3)서 타수를 잃은 안병훈은 12번홀(파4) 버디 후 ‘스네이크 핏’ 출발인 16번홀(파4)서 또다시 보기를 범해 이븐파로 경기를 마쳤다.

안병훈은 올시즌 9개 대회에 출전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유일한 톱10(공동 8위)을 기록했다. 시즌 두번째 톱10에 실패한 안병훈은 페덱스컵 랭킹이 56위에서 53위로 3계단 올라선 데 만족해야 했다.

빅토르 호블란이 24일(한국시간)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1년 7개월 만에 정상에 오른 후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P]

우승컵은 악명높은 ‘스네이크 핏’을 지배한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가져갔다.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호블란은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적어내면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저스틴 토머스(미국·10언더파 274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23년 8월 투어 챔피언십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의 우승이자 투어 통산 7승째다.

‘뱀 구덩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전반에 1타만 줄인 호블란은 후반 들어 파 5홀인 11번과 14번홀에서 착실히 타수를 줄인 후 문제의 16번홀(파4)에 섰다. 호블란은 드라이버 대신 드라이빙 아이언으로 좁은 페어웨이를 공략한 뒤 7번 아이언으로 핀 1.8m에 붙여 버디를 낚았다. 17번홀(파3)에선 5m 거리 버디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려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호블란은 2023년 투어 챔피언십 우승 후 5차례나 코치를 바꿀 만큼 샷 난조에 빠졌다. 지난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3개 대회 연속 컷탈락.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부진 탈출에 성공한 호블란은 “솔직히 이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샷이 형편 없었는데도 신기하게 내가 본 방향대로 갔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최종일 막판까지 공동선두에 올랐던 세계랭킹 10위 토머스는 16번홀과 18번홀에서 잇따라 드라이버 티샷으로 공을 왼쪽 러프로 보내 타수를 잃은 게 뼈아팠다. 2022년 5월 PGA 챔피언십 우승 후 3년 가까이 정상에 오르지 못한 토머스는 투어 16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