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시대 연금투자, 초개인형 배분전략 필요”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본부장
“로보어드바저 일임서비스 활용해
안정적 운용으로 변동성 대응해야”



“어제 연금 투자하는 사람과 오늘 투자하는 사람의 연금 포트폴리오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정효영(사진)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본부 본부장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 센터원 빌딩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변동성이 커진 시대의 연금 투자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투자 시점, 보유 자산 등에 따라 N명의 연금 투자자를 위해 N개의의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하루 사이에도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맞춤형 자산 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고객 포트폴리오를 보면 투자 자산의 70%가 해외, 30%가 국내 자산인데 이 중에서도 해외 투자 자산의 90%는 미국에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년간 미국 증시가 우상향하면서 ‘미국만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고착화하고 있지만 올해 초 중국과 유럽 등 신흥국으로 자금이 몰렸다”라며 “증시 변동성에 대응하는 자산 배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초개인화된 연금 투자 전략을 위해 로보어드바저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추천 금액 2조5600억원, 가입자 수 4만명을 달성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중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운용까지 하는 ‘투자일임형’ 서비스까지 선보인다. 기존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한 포트폴리오를 투자자가 직접 승인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고객의 성향과 시장 상황을 분석해 매매 타이밍을 판단하고 투자 운용까지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정 본부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의 핵심은 ‘초개인화 아키텍처’와 ‘리스크 버짓팅(risk budgeting) 기법’”이라며 “단순히 고객의 위험 성향만 반영하는 것이 아닌 투자 시점과 기존 보유 상품까지 고려해 매매 시에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의 특성상 수익률보다는 안정성도 중요한 만큼 리스크 버짓팅 기법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성과를 높이고 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지수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도 하락 장에서도 안정적인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 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매수 서비스를 퇴직연금에서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또 개인들의 채권 매매 관심도가 커진 만큼 추후 모바일앱 엠스톡(M-STOCK)에서 장내 채권 매매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장도 선점에 나섰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계좌에 있는 자금을 가입자가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자동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에도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노후 연금을 불리는 목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에도 대부분 가입자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실적배당형 가입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며 디폴트옵션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정 본부장은 “대부분의 고객은 디폴트옵션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라며 “결국 고객은 상품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간판 상품’으로 고객을 설득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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