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PE, 롯데글로벌로지스 ‘최소 수익’만 남긴다

롯데그룹, 글로벌로지스 IPO 개시
투자원금 미달…8년동행 ‘아쉬움’



롯데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 투자금 회수를 돕기 위해 롯데글로벌로지스 증시 입성 작업을 개시한다.

FI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는 8년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동행하며 성장을 목표로 했으나 현실적인 몸값을 감안해 최소한의 수익만 수용했다. 포트폴리오 기업 IPO로 엑시트를 시도했던 PE와 비교하면 투자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상장을 위한 할인 전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2조1761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266억원에 비교기업 평균 EV/EBITDA 6.4배가 활용됐다. 순차입금 1조5338억원, 신주모집예정액 등이 합산된 가치다. 할인 전 지분가치는 6356억원이다. 여기에 약 12~25%의 할인율을 적용해 상장 밸류는 4789억~5623억원으로 낮췄다.

비교기업에는 종합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선정됐다. 공모 예정액은 1719억~2017억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구주매출로 구성됐으며 매출주주는 에이치PE로 소유 지분을 모두 처분할 계획이다.

에이치PE의 롯데글로벌로지스 투자가치와 단순 비교하면 상장 밸류는 최대 45% 하향됐다. FI의 투자 시점 기준 전체 지분가치는 8800억원대였다. 2017년 약 2790억원에 지분을 취득해 현재까지 21.9%를 소유 중이다. 사업적 유사성을 가진 피어그룹의 시가를 따를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에이치PE는 당초 2021년 기업공개나 풋옵션(매수청구권)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예상했다. 지배주주인 롯데지주, 호텔롯데가 풋옵션 의무를 지고 있으나 상호 협상을 거쳐 두 차례 만기를 연장해 올해로 조정했다.

이번 구주매출로 최대 1009억원의 회수가 예정돼 있으나 투자 원금에 미달한다.

다만 풋옵션 덕분에 손실 위험은 없다. 공모가에 관계 없이 롯데지주 측에서 풋옵션 행사가에 맞춰 차액 보전을 약속했다. 에이치PE의 투자 비용 등을 감안해 풋옵션에 따른 회수 금액을 3790억원으로 보장 중이다.

만약 공모가가 상단에 결정되면 롯데지주가 2781억원을 정산해주는 식이다. 물론 에이치PE로서는 8년의 투자 기간을 감안하면 최소한 수익을 챙기는 만큼 성과엔 아쉬움이 남을 전망이다. 인수금융을 고려한 투자 원금 대비 수익은 1.8배 미만으로 관측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약 1% 감소한 3조5733억원, 영업이익은 약 41% 성장한 902억원을 기록했다. 심아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