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규모 14.8조<지난해 12월 말 기준>…4년6개월 만에 최대

부실채비율 0.53%…추세는 둔화
신규 발생도 전분기比 7000억↑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규모가 4년6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 규모가 늘었지만 신규 부실채권이 더 많이 발생한 영향이다. 부실채권비율은 최근 3년간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은 14조8000억원으로 같은 해 9월 말보다 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0년 3월 말(15조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기업여신이 11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한 반면 가계여신이 2조6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신용카드채권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53%로 2021년 6월 말(0.54%) 이후 최고치였던 전분기 말과 동일했다. 2023년 12월 말 대비로는 0.06%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비율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금융지원 등으로 2020년 2분기부터 낮아지다가 2022년 9월(0.38%) 이후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가파르던 상승세는 지난해 6월 말부터 다소 둔화되고 있다.

2024년 4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은 5조8000억원으로 전분기(5조1000억원) 대비 7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4조3000억원으로 3분기(3조7000원)보다 6000억원 늘었다. 대기업이 4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중소기업이 3조3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전분기보다 1000억원 많은 1조3000억원으로 파악됐다.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000억원 증가했다. 상·매각이 3조3000억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와 여신 정상화가 각각 1조2000억원, 8000억원이었다.

부문별 부실채권비율을 보면 작년 12월 말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5%로 전분기말과 유사했다. 대기업여신이 0.02%포인트 하락한 0.41%를 기록했고 중소기업여신은 0.78%로 변화가 없었다.

같은 기간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27%에서 0.29%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이 0.20%, 기타 신용대출이 0.56%로 전분기 말보다 각각 0.02%포인트, 0.03%포인트 올랐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9월 말보다 0.25%포인트 오른 1.80%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 잔액은 27조8000억원,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87.7%로 확인됐다. 이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을 기준으로 같은 해 9월 말보다 0.3%포인트 오른 것이나 2023년 12월 말과 비교하면 26.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회복 지연과 주요국 정책 불확실성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부실채권 상·매각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고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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