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부진에 생산량 감소 영향
가공식품 물가도 덩달아 올라
정부, 비축 배추·무 공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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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김치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 |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무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가공식품 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기준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5642원이었다. 이달 첫 거래일인 4일(5194원)보다 8.6% 올랐다.
배추 가격은 지난달 포기당 5000원을 넘어섰다. 이달에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평년 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다. 현재 배춧값은 지난해 3월 21일(3462원)보다 62.9% 상승했다. 평년(4565원)보다 23.5% 높다. 평년 가격은 지난해까지 5년간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다.
배추 가격상승은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때문이다. 지난해 주산지인 전남 해남, 진도 등 파종·정식기 및 생육기(9~10월)에 유례 없는 고온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생육 피해로 생산량이 감소했다. 겨울채소 주산지인 제주를 중심으로 한파가 지속한 것도 생육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 소매가격은 21일 기준 개당 2906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한때 개당 3300원까지 근접했다. 1년 전과 평년 대비 각각 47.9%, 33.4%씩 올랐다. 무 역시 지난해 여름 고온과 겨울 한파로 생육이 부진했다. 겨울 무의 재배 면적도 줄었다. 생산량은 평년 대비 약 20% 줄었다.
채소 가격의 고공행진은 봄 재배형이 출하되기 전까지 한 달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봄 배추와 무는 각각 4월 하순과 5월 중순부터 출하를 시작한다. 생산량은 전·평년 대비 봄 배추는 4~7%, 봄 무는 8~15%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채소류는 강우·강설, 기온 하강에 따른 일시적인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했다가 기상이 호전되면 출하량이 늘어 안정을 찾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배추와 무 가격의 오름세가 전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가공식품 중 김치 물가지수는 136.56(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6% 올랐다. 지난해 9월(122.49)부터 6개월 연속 상승세다. 김치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6.08)를 웃돈다.
다른 채소도 생산량 감소로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양배추의 평균 소매가격은 6121원으로, 지난해 3월(4095원)보다 약 50%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겨울양배추 생산량은 12만2000톤으로 1년 전보다 6% 줄었다. 평년보다는 17% 감소했다.
양배추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최근에는 배추 가격도 넘어섰다. 연간 기준 평년 가격은 배추가 4612원으로, 양배추(4296원)보다 300원 정도 비싸다.
정부는 수급안정을 위해 비축물량을 풀고 있다. 비축한 배추 2600톤을 하루 100톤 정도씩 도매시장에 공급하고 무 비축분 500톤을 도매가격의 70% 수준에 대형마트에 넘기고 있다. 유통업계도 각종 할인행사를 통해 가격안정에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수입물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직수입 배추와 무 공급량을 한 주에 각각 200~500톤 수준으로 전국 도매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4월까지는 배추와 무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민간 수입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