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즈재팬 국내 진출 초읽기?…韓·日 ‘편집숍 대전’ 열린다 [언박싱]

日 편집숍 빔즈, 다음 달 롯데百서 팝업 예정
패션 소비 위축…업계 마니아층 편집숍 강화


빔즈 도쿄 하라주쿠점 전경 [빔즈 웹사이트 갈무리]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패션 업계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선별해 판매하는 ‘편집숍’에 집중하는 가운데 일본 편집숍 브랜드가 잇달아 국내에 상륙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편집숍 빔즈(BEAMS)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빔즈코리아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 빔즈는 오는 4월 4일부터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에서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매장 입점 등도 검토 중이다. 앞서 일본 편집숍 스튜디오스(STUDIOUS)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국내 패션 업계도 편집숍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2012년 편집숍 ‘비이커(BEAKER)’를 론칭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 시즌 250여 개의 브랜드를 엄선해 선보인다. 독점 수입 브랜드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군이 경쟁력이다. 특히 빔즈와 같이 다양한 고품질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자체 기획 PB ‘비이커 오리지널’은 상품력과 한국인에 적합한 핏, 고가의 수입 브랜드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내세웠다. 최근 5개년(2020년~2024년) 구매 고객 수는 연평균 23% 증가했다. 현재 비이커의 PB 매출 비중은 20~25% 수준이다. 올해 비이커 오리지널은 전략 상품의 물량을 확대하고, 신규 아이템을 개발해 공급 규모를 전년 대비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패션뿐만 아니라 F&B(식음료)와 연계해 공간 경험을 확대하는 편집숍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패션 기업 한섬은 미국 편집숍 키스(KITH)와의 계약을 따내 지난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서울 성수동에 열었다. 키스에서는 시리얼 아이스크림 알려진 ‘키스 트리츠’와 레스토랑 ‘사델스’도 운영하고 있다.

한섬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자체 편집숍 ‘EQL 그로브(EQL GROVE)’를 전개 중이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EQL 그로브에서 F&B 사업과 연계한 매장도 운영한다. 지난해 한섬은 신규 사업목적에 주류판매업을 추가하며 음료·주류 등을 판매하는 복합 매장 출점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복합매장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신세계는 2000년 패션 편집숍 ‘분더샵’을 론칭했다. 작년에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고급 편집숍 ‘분더샵 메자닌’을 개점하며 럭셔리 콘셉트를 강화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연결부에 들어선 공간이다. 패션 외에도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제품군을 확장하며 몸집을 키웠다.

패션 업계는 편집숍을 올해의 기대주로 주목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탄탄한 고객 충성도를 확보한 패션 브랜드는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이 적다. 편집숍 내 브랜드 가치가 높은 고가 브랜드의 소비층 역시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물가가 오르면 의류비 지출을 줄이는 일반 소비자층과 대조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동향지수(CSI) 항목 중 의류비 지출은 연중 100 미만을 유지했다. 특히 12월에는 연중 최저치인 91을 기록하기도 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편집숍은 엄선한 브랜드들이 주기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라며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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