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혁신” 진옥동 “성장” 함영주 “민첩” 임종룡 “신뢰”

4대 금융지주 회장들 ‘주총 화두’
내부통제위 신설·이사회 역할 강화
AI트렌드 대응·디지털전환도 가속
밸류업 등 기업가치 제고에도 방점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수장이 주주들과 만나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KB·신한·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하고 주주들과 소통했다.

올해 주총에서 4대 지주는 나란히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고 이사회의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정책 수립·감독 등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이은 대형 금융사고로 국민의 질타를 받아온 만큼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차원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지주 회장은 각각 ‘혁신’과 ‘성장’, ‘민첩’, ‘신뢰’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올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해 특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이날 “앞으로의 10년은 지나온 10년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남들보다 반걸음 빠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5(MWC25)’를 직접 찾기도 했던 그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세상을 바꾸고 있으며 점차 강화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 경향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를 비롯한 기술발전과 관련해 고객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최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확실한 성공사례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양 회장은 특히 ▷안정감 있는 고객 자산관리 ▷밸류업 계획 이행 ▷자산 건전성 관리 등을 강조하며 “재무적인 실적뿐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리딩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그룹의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다져 ‘일류(一流) 신한’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일류 신한을 위해 밸류업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핵심 과제”라며 “올해는 밸류업의 실질적인 원년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주주환원율 50% 달성 등 질적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서 제시한 ▷스캔들 제로(zero) ▷고객 편의성 제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 등 3가지 아젠다를 올해 더욱 발전시키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내부통제 체계의 보다 실질적인 구동을 위해 관리 감독, 모니터링 체계 전반을 개선하겠다”면서 “지속적인 교육과 실효성 있는 노력을 바탕으로 강한 윤리의식을 내재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디지털 전환과 AI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면서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한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주총 현장에서 “일련의 사건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함께 그룹 전 임직원은 환골탈태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올 한 해 금융의 본질인 신뢰를 가슴 깊이 새기며 반드시 ‘신뢰받는 우리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 전반을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내부통제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지속 개선하는 등 체계 전반을 혁신해 모든 영업과 업무 과정에 내부통제가 효율적으로 녹아들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하겠다”면서 “보다 근본적으로는 임직원 개인의 윤리의식 제고와 윤리적 기업문화를 확립해 나가는 것을 중단 없이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내실 있는 체질 개선과 시너지 영역 확대도 강조했다. 그는 “고객의 일상이 우리금융의 다변화된 금융 포트폴리오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겠다”면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앞서 전날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주총 직후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손님과 주주들로부터 중차대한 소임을 부여받았다”며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영역 확장과 더불어 기술혁신과 미래금융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과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은희·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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