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담화문 “돌이킬 수 없는 피해…사찰 지원에 최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6일 산불 피해를 입은 의성 고운사를 방문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영남 지역을 휩쓸고 있는 산불로 인한 피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인명 구조와 진화대원의 안전을 당부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26일 담화문을 내고 “영남 북부 지역을 휩쓸고 있는 화마로 인해 우리 종단의 16교구 본사이자 천년 고찰인 고운사를 비롯하여 운람사 등 여러 사찰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예경의 대상이자 후대에 온전히 전해야 할 성보(聖寶)들이 돌이킬 수 없는 안타까운 피해를 입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여러 곳의 산불로 인하여 산중의 여러 사찰과 국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화마로 인하여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불 진화를 위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정부 기관과 사찰의 스님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 뒤, 국가유산청 등 정부 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동이 가능한 성보들을 선제적으로 이운해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우스님은 “문화유산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생명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며 “정부 당국에서는 인력의 구조와 진화대원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주기를 바라며 재난 지역의 사찰에서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총무원에서는 피해를 입은 사찰들이 다시금 법등(法燈)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과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또한 이번 화재를 계기로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재난에 대한 문화유산 관리시스템을 더욱 세밀하게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진우스님은 “전국적인 산불로 인해 큰 상처를 입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우리 종단은 전 국민의 아픔을 함께 보듬고 극복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기를 기원하며 산불 진화 이후 유관기관과 함께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의성 고운사의 산불 피해 현장. [대한불교조계종]

진우스님은 제8교구본사 직지사 주지 장명스님, 문화부장 혜공스님과 함께 이날 오전 7시 30분 의성 고운사를 방문했다. 제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등운스님,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만나 고운사의 피해 현황을 확인하고 산불 진화에 노력 중인 유관기관과 사찰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진우스님은 화마로 인해 희생된 분들에 애도를 표하며 정부와 국가에서도 비상사태에 대하여 엄중히 대응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빠르게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이후 화재 피해가 우려되는 안동 봉정사를 방문해 최응천 국가유산청장과 화재 대비 현장을 점검했다.

고운사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가유산 보물인 가운루와 연수전, 극락전 등 주요 전각이 전소됐다. 일주문, 천왕문, 고불전, 대웅보전, 삼성각, 명부전, 나한전, 고금당 등 일부 전각은 남아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