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쿠션 ‘피부색만 45개’…티르티르, 매출 3000억원 넘본다 [언박싱]

‘모든 인종에 맞게’ 45개 색상 출시…누적 매출 1355억 돌파
구다이글로벌 인수 이후 매출 1.7배 ↑…아모레·LG생건 추격


25일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성수에서 열린 티르티르 팝업스토어 전경. 신현주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K-뷰티 브랜드 ‘티르티르’가 올해 유럽과 호주에 진출한다. 티르티르를 비롯한 각종 뷰티 브랜드 인수하며 지난해 ‘1조 클럽’에 입성한 구다이글로벌의 본격적인 글로벌 전략이 엿보인다.

티르티르는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성수에서 신제품 ‘마스크 핏 AI 필터 쿠션’ 출시를 기념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5일 방문한 팝업스토어 현장에는 내국인보다 외국인 손님이 많았다. 이들은 스테디셀러인 ‘마스크 핏 레드쿠션’을 둘러보며 자신에게 맞는 호수를 찾고, 직원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누적 매출액 1355억원을 돌파한 레드쿠션은 3가지 색상으로 출시했지만, 현재 45개 색상까지 확대 출시됐다. 한국인이 가장 애용하는 19~23호부터, 흑인을 위한 43~55호까지 피부색에 구애받지 않도록 상품을 기획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레드쿠션은 지난해 캐나다 뷰티 인플루언서 ‘달시’를 통해 유명세를 탔다. 가장 어두운 호수를 선택했지만, 본인 피부엔 밝아 아쉽다는 반응에 티르티르가 해당 제품을 보냈고 ‘달시’가 만족감을 표하는 영상을 다시 게재했다. 영상은 유튜브에서 5000만뷰, 틱톡에서 2000만뷰 이상을 기록했다.

신제품 ‘마스크핏 AI 필터 쿠션’도 15가지 색상으로 출시했다. 커버력에 중점을 둔 서양 뷰티 트렌드와 달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이른바 ‘물광 메이크업’이 유행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티르티르의 약진은 국내 화장품 트렌드 변화와 맞닿아 있다. 전통 강자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1위와 2위를 지키는 가운데 지난해 구다이글로벌과 에이피알 등 신흥 강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25일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성수에서 열린 티르티르 팝업스토어 전경. 신현주 기자


특히 지난해 8월 티르티르를 인수한 구다이글로벌은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2023년 매출이 1400억원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새 매출이 7배 늘었다. 구다이글로벌은 설립 초가 국내 화장품 해외 총판을 주로 담당했다. 이후 2019년 조선미녀를 시작으로 지난해 티르티르, 틴트로 유명한 라카코스메틱,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1004, 화장품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티르티르는 인수 후 대대적인 리브랜딩 작업을 거쳤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플루언서 출신 창업자의 품을 벗어나 화장품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였다. 올해 초에는 안병준 전 콜마홀딩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가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브랜드에 차용했다. 공격적인 해외 오프라인 매장 출점과 해외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도 개발했다. 실제 티르티르는 지난해 대만 왓슨스에 298개 매장을, 뷰티스테이지에 6개 매장을 냈다. 인도, 태국에도 매장을 열었다.

올해는 미국 코스트코와 멕시코 얼타 입점을 시작으로 유럽·호주시장을 공략한다. 지난해 아마존에서 한국 쿠션 브랜드 최초로 뷰티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수요도 확인했다.

티르티르 매출은 2022년 1237억원, 2023년 1719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약 3000억원으로 늘었다. 설립 7년 만에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구다이글로벌이 운영하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약 3000억원), 라카코스메틱스(약 1000억원)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3배 올랐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K-뷰티의 입지가 넓어지면서 구다이글로벌과 에이피알 등 후발주자들이 대기업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며 “온라인 채널에서 뷰티 수요가 폭증하면서 인디 브랜드의 성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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