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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아이유 [인스타그램 갈무리]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폭싹 속았수다’ 글로벌 1위 찍었는데, 한국 콘텐츠는 몰락?”
정부 보고서에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글로벌 OTT의 영향력에 힘입어 한국 콘텐츠가 세계에 널리 알려졌지만, 국내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 수요는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함께 발표한 ‘2024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 “국내 사업자의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영향력이 과도하게 강화할 경우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력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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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
이러한 우려는 넷플릭스의 침공으로 국내 콘텐츠 제작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3년도 방송사업자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의 드라마 공급개수는 112개로 2019년(109개) 대비 감소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공급량은 같은 기간 3개에서 22개로 7배 넘게 늘어났지만, 방송사가 공급한 드라마 개수는 2019년 109개에서 2023년 77개로 29.4% 줄어들었다.
방통위는 해외 OTT 사업자의 제작 수요는 증가했지만, 방송 광고시장 위축 및 제작 단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국내 OTT 사업자와 방송 사업자의 제작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IPTV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유료 방송 사업자 시장에서도 가입자 수와 매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2023년도 가입자 수는 3629만명(단자 수 기준), 방송사업 매출액은 7조2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0.01%, 0.4% 증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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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왼쪽부터), 신현빈, 연상호 감독, 신민재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
반면, 넷플릭스는 ‘가성비가 좋은’ 한국 콘텐츠에 힘입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3월 17~23일 일주일간 영화 ‘계시록’의 시청수(시청 시간을 상영 시간으로 나눈 값)는 570만으로 집계돼 넷플릭스 비영화 영화 시청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도 시청 수 550만을 기록하며 비영어 TV쇼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며 방송광고 시장에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에이미 라인하드 넷플릭스 광고총책임자는 2023년 10월 광고 사업을 총괄한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방한해 광고주, 광고대행사를 만나며 광고 매출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2023년 방송광고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5% 감소한 2조3574억원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디지털 광고 비중은 2.3%포인트 늘어난 60.7%를 기록했다.
방통위는 보고서에서 “과거에는 광고주들이 방송 광고가 주목도와 도달 범위 등에서 뛰어나다고 인식했지만 최근에는 OTT 광고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며 두 광고 유형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시청행태 변화에 따라 방송광고 비중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