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750명 제적 위기, 흔들리는 단일대오
총장들 “조속히 복귀하라” 간곡한 호소
의료계 “학생들은 돌아와 실리를 챙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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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의 ‘단일대오’가 흔들리고 있다. 대학 측의 제적 압박이 현실화되면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의대생들의 ‘휴학 단일대오’가 흔들리고 있다. 대학 측의 제적 압박이 현실화되면서다. 의사 면허가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상황도 대응도 결과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년 넘게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학교에 복귀할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의대교육 파행’이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27일 의료계와 대학 등에 따르면 미등록 학생들의 제적이 현실화되면서 학생들은 일단 제적을 피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의대생들이 투쟁 전략을 선회하거나 복귀를 결정한 이유는 대학 측의 간곡한 호소와 학칙에 따른 제적 압박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국 40개 의대 학장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여러 차례 의대생에게 서신을 보내며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3058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면서 “등록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며, 돌아오지 않을 경우 학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대생들의 단일대오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의대를 중심으로 흔들리고 있다. 서울대 의대생들은 전날 등록 여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약 67%가 ‘등록 후 휴학’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교의 경우 타 의과대학과는 달리 휴학하지 않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서울대 의대생의 등록 기간은 오는 28일까지인데, 의대생 전원이 등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대 의대생들 역시 내부 논의를 거쳐 ‘휴학 투쟁’에서 ‘등록 휴학’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연세대는 지난 24일 전체 의대생 881명의 45%인 398명에게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를 보냈다. 연세대 의대는 28일 최종 제적 처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고려대 역시 등록금을 내지 않거나 복학 신청을 하지 않는 학생들을 오는 28일 제적하겠다고 결정했다. 제적 예정 학생은 고려대 의대 전체 학생의 40~50% 수준인 300~35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제적 위기에 처한 연고대 의대생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복귀 문의 수백건이 쏟아져 연고대 의대 행정이 한 때 마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의 경우 유급이나 제적되는 학생에 한해 면담을 진행하는데 전날까지 신청자가 200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Y 대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등록한 의대생들의 비율이 높지 않아 편차가 있다. 전남대의 경우 전체 학생 70% 이상이 대량 제적을 당할 위기에 처했고, 전북대 역시 이와 비슷한 수치가 제적 당할 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대학이 3월 말을 복귀 시한으로 잡고 있기에 제적 조치를 받는 학생 숫자는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성명을 통해 “38개 의대는 ‘미등록 휴학’을 유지하고 있다”며 “서울대 의대와 연세대 의대는 독단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안위를 위해 다른 의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의대협은 성명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를 제외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강석훈 강원대 의대 교수는 “투쟁은 교수가 할 테니 학생들은 돌아와 실리를 챙길 때”라며 의대생의 복귀를 독려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역시 “아무도 위기에 처한 의대생을 도와줄 계획이 없다면 앞길이 창창한 의대생들은 (투쟁을) 그만하고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와 대학에 제적 시한 연기를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