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 차렸네”…산불 헬기 앞 골프女 사과문에도 공분, 왜?

한 여성이 산불로 소방 헬기가 떠다니는 비상 상황에 골프를 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산불 진화를 위해 소방헬기가 동원된 와중에 골프를 친 여성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사과문을 올렸으나 장난스러운 문구로 또 다시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불 중 골프치는 영상을 SNS에 공개했던 여성 A씨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사과문이 캡처돼 올라왔다.

A씨는 사과문에서 “골프장에서 산불 진압하는 소방헬기를 보고 ‘인근에 저수지가 없어 골프장에 있는 해저드 물을 저렇게 이용하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골프장 측에서 경기를 중단하라는 고지는 없었으나, 소방 헬기가 접근하면 경기를 멈췄다가 다시 또 진행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산불이 진화되길 간절히 바랐다는 A씨는 “소방 헬기를 향해 골프공을 날리거나 하는 그릇된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셨다면 정말 죄송하다”며 “저는 귀한 생명을 구하고 수고하는 소방대원들을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했다. 늘 사진과 영상을 찍어 왔기에 짧은 생각으로 (SNS에) 올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더욱 더 조심히 언행하도록 하겠다. 마음 깊이 죄송함을 표한다”며 “아무쪼록 아무 사고 없이 전국의 산불 진화가 마무리 됐으면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 여성이 산불로 소방 헬기가 떠다니는 비상 상황에 골프를 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하던 A씨는 사과문 말미에 ‘산불’, ‘산불헬기녀’, ‘산불헬기녀등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또 다시 논란을 자초했다.

누리꾼들은 “해시태그로 조회수 올리려는 거 아니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사과한다면서 SNS 홍보하고 있네”, “관심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골퍼 잘못도 있지만 골프장을 폐쇄 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프 라운딩을 즐기는 영상을 SNS에 올렸는데, 당시 경기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방 헬기가 진화를 위해 골프장 해저드의 물을 진화 용수로 퍼나르고 있었다.

A씨는 “골프장 해저드 물을 소방 헬기가 퍼 날랐다. 6번째 홀부터 18홀까지 돌면서 헬기 소리 들으며 다녀서 정신없었다”며 “긴급 상황에 해저드 물이 이렇게 이용돼서 놀랍다. 일행들도 처음 경험한 골프장 광경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으나 누리꾼들로부터 국가 재난 속에 부적절한 행위였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