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등장에 “고사양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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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제공] |
[헤럴드경제(이천)=김현일 기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은 이미 솔드아웃(완판)됐고, 2026년 물량은 올해 상반기 중 고객과의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노정 사장은 27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7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 제품 특성상 높은 투자 비용과 긴 생산 기간이 요구되는 만큼 고객들과 사전 물량 협의를 통해 판매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곽 사장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곽 사장은 “AI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시장조사기관은 2025년 HBM 시장이 2023년 대비 약 9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고용량 기업용 SSD(eSSD)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해 2025년 eSSD 시장은 2023년 대비 약 3.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저비용 추론 AI 모델 ‘R1’의 등장으로 고사양 AI 메모리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곽 사장은 “딥시크 떄문에 고성능 가속기 수요가 줄어들 거 같지 않다”고 답했다.
곽 사장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오히려 신규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하고, 성능이 우수한 서비스가 늘어나면 AI 칩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각 수요에 최적화된 칩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중장기적으로 AI 메모리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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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 김현일 기자 |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12단 샘플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인증 절차에 돌입했다.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샘플을 출하한 데 이어 양산 준비도 올해 하반기 안으로 마무리하고 고객사가 요구할 때 적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곽 사장은 이날 “하반기 HBM 4 제품 양산을 시작해 HBM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또한 “AI 성장의 출발점인 미국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해 성장하는 AI 시장에서 회사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낸드 시장에서도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신규 성장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곽 사장은 “업계 최고 속도로 선단 테크 개발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고객 수요 변화에 최적화된 양산을 전개해 투자 효율성을 높여나가겠다”며 “고대역 폭과 초고용량을 지원하는 eSSD와 같은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제품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낸드 사업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총에서 곽 사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을, 한명진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에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각각 통과시켰다. 아울러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사업 방향의 전환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