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엑사원’,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
“배터리, 그룹 주력으로 성장”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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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 |
LG그룹이 27일 창립 78주년을 맞았다. 국내 4대 그룹 중 하나로서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역사를 이끌어 온 LG는 구광모 회장이 언급한대로 ‘새로운 성장의 사고’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LG는 창립 이래 변화의 시기마다 기존에 없던 가치를 창출하며 성장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제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변화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한 혁신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LG는 구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B·C(인공지능, 바이오, 클린테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며 ‘뉴LG’를 향해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LG그룹은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이 1947년 1월 5일 락희화학공업사를 창업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고 구본무 선대회장이 1995년 취임하며 회사명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꾼 뒤 창립기념일을 3월 27일로 변경했다.
이번 78주년 역시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갈 예정이다. 구 회장은 2022년 75주년 당시 “더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들어 가자”라고 했지만, 이후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올해는 26일 진행된 제 6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사고의 전환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글로벌 국제 관계, 경제 환경의 변화와 AI를 비롯한 기술혁신의 가속화 등으로 시대 질서의 거대한 축이 변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LG에게 ‘새로운 성장의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골든타임’이라는 생각으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가치를 이끌어내어 산업으로 전환함으로써, 고객으로의 여정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바로 LG가 부응해야 할 새로운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올해 ‘높은 수준의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도 강조했다. 그는 “컴플라이언스를 기업 성장과 발전의 핵심 인프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LG 구성원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시대와 사회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도록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그룹 내 11개 주요 자회사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4% 하락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장기 침체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부진까지 더해지며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63.7%, 73.4% 감소한 타격이 컸다. LG전자,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와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등 통신 쪽 기업의 부진도 이어졌다.
이에 구 회장은 새 시대에 걸맞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위기를 정면 타개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LG는 ‘A·B·C(AI, 바이오, 클린테크)’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신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AI 성과가 가시적이다. LG 그룹의 AI 허브 역할을 LG AI연구원은 자체 개발 초거대 AI ‘엑사원’을 활용한 사업 확대에 주력 중이다. 엑사원은 LG 그룹 계열사에서 다양한 산업 난제 해결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AI 서비스 보다 성능이 뛰어난 국내 최초의 추론 AI ‘엑사원 딥’을 선보였다. 오픈AI, 딥시크 등에 맞설 ‘국가대표 AI’로, 고성능·저비용에 집중했다. LG AI 연구원은 연내 거대언어모델(LLM)기반 생성형 AI와 추론 AI를 결합시킨 ‘AI 데이터 자동 생성 플랫폼’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린테크 기술 중에서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구 회장은 이번 주총 인사말에서 “배터리와 같은 산업은 미래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며 “시장과 기술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공정기술 등에서의 혁신 방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케즘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추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차세대 기술과 신시장 발굴로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뿐 아니라 미국 주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도 진출하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인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30년까지 5년간 총 4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약 4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업계에서는 1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