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는 명품족들…‘발란發 불신’ 커지나 [언박싱]

미정산·가품 논란 등 명품 플랫폼 잡음 지속
경기 불황 장기화에 명품시장도 하락세 전망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명품 거래 플랫폼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불황으로 명품 소비가 꺾인 가운데 잇따른 논란으로 소비자 신뢰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란의 정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장 전반의 신뢰도 문제가 불거진 양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세계에서 손꼽히지만, 명품 플랫폼의 침투율은 아직 10% 수준에 불과하다”며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하는 입장에서 고객 신뢰도가 하락하는 상황이라 걱정된다”고 말했다.

명품 플랫폼 구매와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직장인 유모(29) 씨는 “저렴하고 편리해 명품 플랫폼으로 물건을 샀지만, 최근 여러 문제가 잇따르면서 구매를 하지 않게 됐다”고 털어놨다.

명품 플랫폼의 신뢰도 하락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가품 문제 등 각종 잡음으로 떠난 이용자도 많다. 직장인 김모(35) 씨는 “가품 논란이 터진 이후 명품 거래 플랫폼 앱을 삭제했다”라며 “정가보다 싸다고 해도 한두푼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용하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오픈마켓에서 활동하는 셀러(판매자)들이 사라지면 시장 규모는 위축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발란에서 정산을 받지 못하면 도산하는 소규모 업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다른 명품 플랫폼도 마찬가지로 판매자가 줄면 팔 제품이 사라져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발란의 경우 지난 2023년에도 납품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 바이어에게 선급금을 받고도 물품 제공을 미룬 것이 논란이 됐다. 당시 피해 금액 규모만 수억원대에 이른다.

향후 명품 시장이 더 경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당시 급성장한 명품 시장도 최근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3대 브랜드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외 매출 감소도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명품 소비를 포함한 국내 유통 시장이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2022년부터 국내 명품 시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지난해부터 서서히 식어 연말쯤에는 명품 소비가 완전히 실종됐다”라며 “업계에서 미정산 사태가 연달아서 발생하고 있는 현 상황은 한국 소비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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