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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나사의 위성 아쿠아(Aqua)에 탑재된 센서 모디스(MODIS)가 촬영한 한국 화재 상황. [나사 지구관측소]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22일 시작된 경북 의성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반도 산불 상황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역대급 산불 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현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나사가 운영하는 나사 지구관측소(NASA Earth Observatory)는 지난 25일 ‘한국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지난 22일 나사의 위성 아쿠아(Aqua)에 탑재된 센서 모디스(MODIS)가 촬영한 것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을 중심으로 자욱한 연기가 해안가까지 뒤덮인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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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북 순창군 쌍치면 한 야산에서 났다가 잡힌 산불이 27일 오전 되살아나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2025.3.27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제공] |
나사 지구관측소는 “연기 기둥 중 하나는 안동 근처 의성 산불 지역에서 솟아올랐다”며 “1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대피했다. 고속도로와 철도 노선의 여러 구간이 폐쇄되고 고대 사찰이 화재로 소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성 아래에 보이는 또 다른 큰 연기 기둥은 산청에서 발생했다”며 “AP통신에 따르면 빠르게 번지는 대형 화재로 여러 부상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위성에도 포착될 만큼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상황이지만, 27일 현재 생황은 위성사진 속 모습보다 심각하다. 의성 산불이 인근 지역인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속절없이 번졌다. 경남 산청에서 시작해 하동으로 번진 한반도 남부 지역 산불도지리산국립공원 경계 내부까지 확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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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인포그래픽] |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안동 등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확산한 산불로 인한 사상자가 56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26명, 중상자는 8명, 경상자는 22명이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산불 재해 사망자가 발생했던 1989년 산불 피해 사망자 수인 26명과 같다.
행정안전부 ‘국민 안전관리 일일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의성에서 시작된 경북 산불의 영향 구역은 27일 오전 5시 기준 2만6704㏊까지 확대됐다. 지난 25일 오후 6시 68%였던 진화율은 26일 오후 6시 기준 23.5%로 대폭 하락했다.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의 영향 구역도 1708㏊로 늘면서 진화율은 87%에서 77%로 낮아졌다. 산청에서는 진화 대원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