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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북 의성군 점곡면 윤암리 한 마늘밭 인근 비탈이 산불에 검게 탄 가운데 농민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의성군 산불 진화율은 95%로 집계됐다. [연합] |
중대본, 오전 5시 기준 산불 현황
산불영향구역 4.6만ha 역대최대
진화율은 올라섰으나 안심하기 일러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경상북도 의성을 ‘진원(震源)’ 삼아 동쪽으로 퍼져나간 이번 산불은, 이미 유례없는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여전히 꺼지지 않은 화재 면적만 수도 서울 크기의 77%에 달한다. 진화가 완료된 다른 지역까지 감안하면 서울땅의 10분의 8이 불에 탔다. 진화율이 올라섰으나 변화무쌍한 강풍이 도사리고 있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처지다.
28일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아직 잡히지 않은 화재 구역은 6곳(경북 의성·안동·영덕·영양·청송, 경남 산청·하동). 산불영향구역 면적은 4만6927헥타르(ha)로, 전날 오후 6시 기준(3만7575ha)보다 확대됐다. 서울 면적(6만500ha)의 77% 가량이 산불에 휩쓸린 셈이다.
진화율은 전날보다 올라섰다. 산불이 시작된 의성군 진화율은 95%로 기록됐다. 청송(89%), 산청·하동(86%), 안동(85%) 등도 전날 저녁보다 불길이 많이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가 심각한 경북권 평균 산불 진화율은 85%로 12시간 전 수치보다 22%포인트(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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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경북 안동시 낙동강변 둔치에 마련된 소방지휘본부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소방차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 [연합] |
전날에 경북 곳곳에 약한 비가 내렸고 풍속도 초속 2~3m 정도로 상대적으로 순해진 덕분에 불길의 기세가 누그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소방과 산림당국은 이 기회를 활용해 주불을 완전히 진압하는데 주력하겠단 방침이다. 28일 날이 밝으면서 6시30분께부터 진화헬기 109대와, 진화인력 8118명을 순차 투입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밤사이 내린 비로 연무가 적어져 시야 확보가 유리하고 기온이 이전보다 낮아져 진화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북 내륙지역은 이날 오후 순간최대풍속 초속 10~15m 수준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언제든지 불씨가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산불로 비롯된 피해자는 총 6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28명, 중경상자 37명이다. 불을 피했다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은 2407세대·8078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만 3396개소의 주택과 건물, 농업시설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