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생존력 K-유산균 ‘30년 뚝심’으로 세계화”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 인터뷰
K-유산균, 콧대 높은 유럽 뚫고 훨훨
유산균 활용한 대장암 신약 임상 1상
“당뇨·비만치료제 등 파이프라인 확장”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쎌바이오텍에 공채 2기로 입사, 28년차로 쎌바이오텍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김포=최은지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이다. 30년이면 무엇을 해낼 수 있을까. 유산균 종주국인 덴마크에서 수출 1위를 달성하며 ‘K-유산균’의 저력을 보여줬던 쎌바이오텍이 한국산 유산균을 활용한 대장암 신약 후보물질 ‘PP-P8’ 임상 1상에 착수하며 또 한 번 혁신에 나선다.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쎌바이오텍은 지난 30년간 특유의 뚝심, 지칠 줄 모르는 연구와 신뢰를 바탕으로 K-유산균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며 “대장암 신약을 포함한 유산균을 활용한 다양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개선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11년 연속 세계 수출 1위를 기록하며 콧대 높은 유럽을 비롯해 세계에 ‘K-유산균’의 힘을 보여준 비결에 대해 “‘한국산 유산균’은 장 끝까지 살아가는 생존력을 지닌 초강력 유산균이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쎌바이오텍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한국산 균주 ‘CBT 유산균’을 보유하고 있고, 제품에는 균주배합량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 그는 “마늘, 고추, 생강 등 향균성이 강한 향신료를 섭취하는 한국인의 몸속에서 수백 년간 적응하며 살아남은 유산균이 바로 ‘한국산 유산균’”이라며 “실제 연구에 따르면 외국에서 유래된 유산균은 마늘과 고추 같은 향신료에 노출됐을 때 사멸하는 반면, 한국인 유래 유산균은 강한 생장성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1995년 설립된 쎌바이오텍은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5번째로 유산균 대량생산에 성공하며 ‘한국산 유산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2001년 세계 최초로 ‘듀얼코팅’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상위 안전성을 인증하는 ‘안전원료(FDA GRAS)’에 유산균 11종을 등재했다.

장 건강을 위해 섭취하던 유산균은 이제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이 이뤄지며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변종선 임상개발팀장은 “혁신적인 유전자 조작 기술을 통해 대장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 단백질을 자연 상태보다 100배 이상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유산균 유전자를 재조합해 항암제로 개발하는 것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기술이다. 특히 임상시험에 필요한 모든 시약은 쎌바이오텍의 생물학적 제재 의약품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유산균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다양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변 팀장은 “‘유산균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 기술은 특정 DNA가 담긴 테이프를 ‘유산균’이라는 플레이어에 삽입하면, 해당 DNA에 저장된 음악(치료 물질)이 재생되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이 기술을 바탕으로 당뇨 및 비만 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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