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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캡처]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북동부권을 휩쓸며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군분투 중인 소방관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25일 소방관 A씨의 엑스에는 “너무 힘들다. 어떻게 24시간을 버티지”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에는 야외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 한 소방관이 방화복 상의만 벗은 채 잠시 누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사진에는 소방차 옆에서 검은 얼룩이 범벅이 된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의 모습이 담겼다.
이 밖에도 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백경(필명)은 이날 자신의 엑스에 산불 작업에 투입된 소방차 사진을 올렸다. 8년차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올해 1월 ‘당신이 더 귀하다 (아픔의 최전선에서 어느 소방관이 마주한 것들)’는 제목의 수필집을 출간한 바 있다.
백경은 “친한 동료가 산불지원 다녀온 뒤에, ‘나 순직할 뻔했어’ 라고 하길래 농담하는 줄 알았다. 차 구워진 거 보고 농담이 아니란 걸 알았다”고 적었다.
이어 “비 내리고 불이 잡히면 친구를 집에 불러야겠다. 살아줘서 고맙단 말은 간지러우니 돼지고기나 실컷 구워서 먹여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이어지며 소방관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산불 현장에 투입된 119대원들 대부분은 펌프차 안에서 교대 근무자가 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에는 산불 진압에 투입됐던 상주소방서 소속 40대 소방관이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인근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산림청이 통계를 집계한 1987년 이후 가장 많은 27명이 사망했다. 피해 면적은 3만6009ha(헥타르)로 역대 최대였던 2000년 동해안 지역 산불 규모보다 1만ha 가량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