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은 한일 경제 기둥…노동시장·경제에 광범위한 영향”

한국 수출의 14% 차지…일본은 500만명 이상 고용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한 현대차 대리점.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자동차 분야 25% 관세 부과 방침에서 경제의 기둥이자 국가적 자부심의 원천인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자동차 산업이 전후 한국과 일본의 경제 부흥에 특별한 역할을 한 산업이라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는 두 나라 노동시장과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과 일본 노동시장과 경제의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방대한 그룹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자동차 산업이 고용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출에서도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비중이 14%에 달한다. 그중 약 절반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일본 제조업의 근간도 자동차 산업이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3%를 차지한다. 매년 노조와 경영진 간 협상을 통해 전국 제조업체들의 임금 인상 기준을 만드는 것도 자동차 업체, 특히 도요타라고 할 수 있다.

리서치 회사 테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일본의 자동차 공급망에 속한 기업은 약 6만개에 달한다. 자동차 산업이 전체 노동력의 8%에 해당하는 500만명 이상을 고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수입 자동차와 경트럭에 대해 4월 3일부터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후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등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해 시가총액 165억달러(약 24조2000억원)어치가 사라졌다.

자동차 제조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를 변화시키는 데도 기여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의 영향력은 훨씬 더 컸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도 쉐보레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의 생산 공장을 한국에 두고 있다. 이 공장의 생산 차량 80% 이상은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내수용 차량을 많이 생산하는 한국 업체들에 비해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우리 자동차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는 업계와 긴밀히 공조해 대응 방안을 강구해나가는 한편, 관계부처와 함께 자동차 산업 비상 대책을 4월 중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모든 선택지가 당연히 검토 대상”이라면서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하며 (미국이) 25% 관세를 일본에 적용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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