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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에어팟을 착용한 에스파 멤버 카리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콩나물 하나가 30만원? ‘가성비’ 제품 있는데 뭐하러 사?”
지난해 글로벌 완전무선이어폰(TWS) 시장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가’의 이어폰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스마트폰 시장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눈에 보이는 외관 디자인이 고가품과 다르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 완전무선이어폰 시장이 전년 대비 7% 성장했다고 27일 밝혔다.
시장의 성장세를 이끈 것은 기존 제품보다 낮은 가격대로 새롭게 출시된 애플의 신제품이었다. 지난해 애플은 에어팟4를 노이즈캔슬링(ANC) 기능 유무에 따라 129달러(한화 약 19만원) 제품과, 179달러(약 26만원) 제품으로 나눠 출시했다. 이 가운데 129달러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완전무선이어폰 가격대는 100~150달러(약 14만~21만원)였다. 시장 점유율이 2023년 8%에서 2024년 15%로 7% 포인트 치솟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지난해 ANC 기능이 없는 에어팟4를 출시하며 100~150달러 시장이 가장 큰 성장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구간에는 삼성 갤럭시 버즈2(149달러)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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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에어팟4 시리즈. [애플 공식 홈페이지 캡처] |
반면 150달러 이상(약 21만원 이상) 고가의 이어폰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2023년 27%에서 2024년 22%로, 점유율이 5% 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조사에서 ‘50달러 미만’(약 7만원) 가격대 제품과 50~100달러(약 7만~14만원) 제품이 각각 2% 포인트 하락한 것을 상기하면 상당한 수준의 낙폭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그간 무선이어폰 제조사들이 노이즈캔슬링 제품 출시 이후 차별화 포인트 찾지 못하며 가격 경쟁 심화됐다”며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제품이 가격 양극화가 진행되는 것과 달리 무선이어폰 시장은 전반적으로 가격이 인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겉보기엔 가격대를 짐작할 수 없는, 제품간 유사한 디자인도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에 한 몫 한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