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립주의 부른 트럼프 관세…EU 동맹국 탈달러 가속 우려 [관세전쟁]

ECB, 연준 달러 스와프 협정 신뢰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동차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FP]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정책으로 동맹국들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체결한 달러 스와프 협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탈달러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도이체방크를 인용해 유럽중앙은행(ECB)과 같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달러 자금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과 위기시 달러를 지원하는 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중앙은행간 스와프 라인은 글로벌 자금 조달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는 중요한 유동성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유럽은, 동맹국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으로 이같은 스와프 협정 신뢰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제인 폴리 라보뱅크 외환전략책임자는 “일부 유럽 중앙은행 및 감독 당국 관계자들이 연준의 달러 지원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최근 몇 달간 미국과 유럽 동맹국간 관계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관세폭격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유럽 안보에서 손을 떼는 발언을 지속해 왔다.

폴리 책임자는 “트럼프의 무역 및 외교 정책이 유럽의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내몰았으며, 이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는 탈달러화를 시도하는 국가들에게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고립주의 정책이 오히려 탈달러화 흐름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체계적인 금융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연준이 자금 지원을 철회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면서도 “만약 연준이 이러한 안전망(backstops)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 달러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달러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또 “그러나 금융 스트레스는 결국 미국 금융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 파급 효과로 미국 자산의 투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스와프 라인을 철회할 경우, 시장 위기 시 엄청난 금융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세계 다른 국가들이 더욱 빠르게 탈달러화를 추진하도록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은 독립적인 기관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 이사 임명 등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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