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첫 주총이 잔칫날이어야 했는데…주주·점주에게 죄송”

더본코리아 상장 후 첫 주주총회
백 대표, 각종 논란에 직접 사과
해외 진출·M&A 등 검토…인력 보강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이다. 정석준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상장하고 첫 주주총회가 잔칫날이어야 맞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죄송하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주주·점주들에게 사과를 표했다. 그는 넥타이 없이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주총장에 등장했다.

백 대표는 “준비가 많이 부족했고 다시 회사를 더 많이 살펴보고 있다”며 “회사 매출 실적만 바라보고 단순하게 그것만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많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지켜봐주시면 고객, 점주 등 많은 분들이 기대한 더본코리아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규모에 맞는 조직으로 안전한 음식, 식품을 고객에게 드리고 점주들이 안심하고 영업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빽햄’ 품질 논란, 농지법 위반 의혹, 자사 제품 원산지 표기 오류, 농약 분무기 사용 등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백 대표는 “그동안 놓쳤던 부분을 조금만 양해해주면 빠른 시일 내에 상장사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며 본사 인력 보강 등을 예고했다.

해외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한식을 해외에 알리는데 노력하고 그게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우리 브랜드도 많이 알리고 싶지만 우선적으로 한식을 편하게 가까이서 먹을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들에게는 거듭 사과를 표했다. 백 대표가 주주들에게 사과를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첫 주총이니 당연히 참석했어야 했다”며 “주주들이 뭐라도 던지면 맞으려고도 했고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주총 인사말에서는 “창립 이래 최고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거진 원산지 표기 문제 등으로 주주님들께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주주들과의 소통도 더욱 강화하겠다. 정기적인 경과 보고를 통해 개선 방안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더본코리아는 이날 주총에서 ‘회사가 대처할 과제’로 기존 사업 부문(프랜차이즈·유통·호텔)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성장, 지역개발사업 및 B2B(기업 간 거래) 유통거래, 온라인 유통사업(자사몰)의 확대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식음료(F&B) 푸드테크를 비롯한 시너지 창출 가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국내외 경쟁력 있는 브랜드와 같이 일하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공장도 새로 설립하거나 유통식품 생산 M&A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 한도 등 안건들이 원안대로 가결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4642억원으로 전년(4166억원) 대비 1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65억원에서 360억원으로 40.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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