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에서 3월2일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살해한 이지현(34)[충남경찰청]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일면식도 없는 40대 여성을 쫓아가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이지현(34)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살인, 살인예비 등의 혐의로 이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일 오후 9시 45분께 충남 서천군 사곡리의 한 인도에서 전혀 알지 못한 사이인 40대 여성과 마주치자, 갖고 있던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이후 시신이 발견되지 않도록 산책로 밖으로 유기하고 길가에 있던 헌 이불로 덮어놓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건너편 도로 하수구에 버려 행적조차 찾을 수 없도록 했다.

이 씨는 또 피해자를 살해하기 직전 또다른 여성을 따라간 사실이 CCTV에 포착돼 살인예비죄도 적용됐다.

이 씨는 가상화폐 사이트에서 투자금 수천만원을 대부분 잃고 대출도 거부당하자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갖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범행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원금·고수익 보장’이라는 문구에 혹해 지난 1월부터 두 달 동안 빚까지 내며 온라인 가상화폐 투자 플랫폼에 수천만 원을 입금했다가 사기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범행 한 달 전부터 ‘다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메모를 작성했고,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장소를 여러 차례 배회했다는 점에서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반면 이 씨는 우발적 범행이라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검사도 별도로 진행했으나, 그가 일부 진술을 거부하는 등 방어적인 태도를 보여 ‘진단 불가능’ 판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과거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들은 지난 7일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피해자 유족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4세 이지현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