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만명 환호한 전설의 ‘빨간 벽돌책’ 완결판…‘공산당’ 중국에서 정부와 의회 역할은

중국 현대 정치 30년 연구 집대성한
‘중국의 통치 체제 시리즈’ 완결판
270만 ‘삼프로 티비’ 화제의 ‘중국통’
최고 권위자 조영남 서울대 교수 신간


우리나라 중국 정치 최고 권위자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신간 ‘중국의 통치 체제 3: 국가 헌정 체제’. [21세기북스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전설의 ‘빨간 벽돌책’이 돌아왔다. 30년간 중국 정치를 연구해 온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중국의 통치 체제 시리즈’의 마지막 완결판을 출간했다.

저자는 앞선 두 권의 시리즈에서 공산당 영도 체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다섯 가지의 공산당 통제 기제를 통해 중국이 국가와 사회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며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뤄낸 구조를 살폈고, 이번 신간 ‘중국의 통치 체제 3: 국가 헌정 체제’에서는 공산당 일당 체제 속에서 정부와 의회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이전 시리즈와 달리 그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집대성한 성격이 훨씬 강하다”고 자부했다.

중국의 헌정 체제는 민주주의 국가와 어떻게 다른가


공산당이 영도하는 중국의 헌정 체제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헌법에 근거하여 국가권력을 제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체제인 ‘입헌주의’나 ‘헌법 체제’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 영도 체제와 국가 헌정 체제가 매우 밀접하게 결합해 있다. 당-국가 체제는 공산당 영도 체제와 국가 헌정 체제로 구성되어 있고, 실제 정치과정에서 당이 국가를 영도할 뿐만 아니라 종종 대체하는 권위주의 정치체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헌법 원칙은 ▷공산당 영도 원칙 ▷인민주권과 인민대표대회 제도 ▷민주집중제 원칙 ▷민족자치 제도 ▷의법치국(依法治國: 법률에 근거한 국가 통치) 원칙으로 요약된다.

중국의 헌정 체제는 의회(전국인대와 지방인대), 정부(국무원과 지방 정부), 정법기관(政法機關) 혹은 사법기관(司法機關)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체제는 공산당 영도 하에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각기 역할을 담당한다.

즉, 중국 정치제도의 조직 원칙은 ‘민주집중제’로서 ‘중앙의 통일 영도를 전제’로 삼고 있으며 규정보다는 현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작동한다. 저자는 중국 헌정 체제는 기관을 개별적 파악하기보다는 공산당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실제 구현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NPC) 제2차 전원회의 참석한 모습. [로이터]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명령과 복종의 영도 관계


중국 정부는 ‘중앙 인민정부’와 ‘지방 인민정부’로 나뉜다. 중앙 인민정부를 ‘국무원(國務院, State Council)’이라고 칭하는데, 중국의 국무원은 단순한 중앙 정부일 뿐 아니라, 각급 지방 정부와 기층 정부에 대해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최고 국가 행정기관’이다.

지방 정부는 행정등급별로 ‘성급(省級: 성·자치구·직할시)’, ‘시급(市級: 시·자치주)’, ‘현급(縣級: 현·시·구)’ 정부로 나뉜다. 상·하급 정부 간의 관계는 상·하급 공산당 조직 간의 관계처럼 명령과 복종의 ‘영도 관계’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중앙이 정책 주도권을 장악하고 하향식 정책 집행을 전개한다. 정부의 관료조직은 정책의 ‘결정’에는 관여하지 못하지만 ‘집행’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같은 위기 시기에는 공산당 중앙의 정책 결정권을 독점하고 관료조직이 일사불란한 집행으로 조직 역량을 총동원하며 대규모 대중 동원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부 계통(政府系統)’은 ‘의회 계통(人大系統)’이나 ‘법원 계통’과는 달리 막강한 힘을 동원할 수 있다. 이는 ‘공산당 계통’과 ‘군 계통’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국가 헌정 체제를 분석할 때는 정부 활동을 반드시 분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일(현지시간) 중국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식 모습. [신화]


개혁, 개방 정책으로 점점 역할이 강화되는 ‘중국 의회’


중국 의회는 중앙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와 지방 의회인 ‘지방인민대표대회(지방인대)’로 나뉜다. 전국인대와 지방인대는 입법기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제정한다. 이와 함께 다른 국가기관을 감독하는 역할,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대의 역할, 공산당 통치를 정당화하고 합법화하는 체제 유지 역할을 담당한다.

중국의 의회 활동은 개혁기 들어서 본격화됐으며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화되고 있다. 개혁·개방 정책이 의회의 역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중국 국가 헌정 체제를 분석할 때는 전국인대와 지방인대의 입법·감독·대의 활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중국 의회는 상급 인대가 하급 인대의 활동을 감독하고, 문제가 있는 활동은 시정을 지시할 권한을 보유하는 ‘감독 관계’다. 그러나 상급 인대와 하급 인대 간의 관계는 ‘영도 관계’, 즉 상급 인대가 명령하면 하급 인대는 복종하는 관계는 아니다.

중국 의회의 독특한 특징으로 ‘이중구조 현상’과 ‘선택적 역할 강화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이중구조 현상은 중국 의회가 사실상 두 개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전국인대와는 다른 구성·조직·권한을 가지고 기능한다. 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전국인대를 폐회 기간에 잠시 대신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대체함으로써 강력한 위상과 역할을 갖는다.

선택적 역할 강화 현상은 중앙 및 지방 의회가 행정단위별(級別)로 비교적 분명한 차이를 보이면서 역할이 강화된 것을 말한다. 전국인대는 입법을 중심으로 역할이 강화되었고, 현급(顯級) 인대는 감독을 중심으로 역할이 강화됐다. 반면 성급(省級) 및 시급(市級) 인대는 전국인대와 현급 인대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총 조회수 691만회 유튜브 코너 ‘조영남의 중국통’


조영남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임세준 기자


이 책은 중국의 통치 체제를 이해하기 위해, 정부와 의회의 역할을 개별적으로 보지 않고 공산당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탐구했다. 정부의 활동은 의료 개혁과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바탕으로 심층 분석하고, 의회의 활동은 입법, 감독, 대의 기능을 중심으로 살폈다.

더불어 글과 함께 수록된 약 40컷의 사진은 중국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전히 잘 모르는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우리나라 정책 결정자는 물론, ‘진짜 중국’을 ‘제대로’ 알고 싶은 일반 독자들도 배려했다.

30년간 고독하게 한 길을 걸어온 학자의 통찰력을 우리말로 쓴 책을 길잡이로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큰 즐거움이다.

저자는 책 서문에서 “이번 책을 쓰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30년간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19권의 저서를 집필한 인고의 시간은 경험하지 않고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책을 쓸 수 있었던 힘, 저자의 ‘스페셜 땡스 투’는 270만 구독자를 보유한 경제 유튜브 ‘삼프로 TV’의 화제의 코너 ‘조영남의 중국통’을 본 수백만 시청자들의 성원이었다. 저자가 출연한 영상의 총 조회수는 691만회로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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