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천벌 받는다”…산불 현장서 피해견 줄 사료 2톤 도난

산불 피해견을 위한 사료를 도난 당했다며 반환을 요청하는 동물구조단체의 SNS 글. [위액트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북 산불 피해지역인 영덕에서 젊은 남성 무리가 피해견들에게 줄 사료 2톤을 훔쳐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28일 동물구조단체 위액트에 따르면, 위액트는 전날 밤부터 자정까지 봉사자들과 함께 산불 피해견을 위한 사료 2톤을 영덕 군민운동장 한쪽에 쌓아 뒀다.

그러나 이날 오전 산더미처럼 쌓아뒀던 사료가 감쪽같이 사라졌고, CCTV를 확인한 결과 오전 6시쯤 청년 대여섯명이 사료를 모두 실어 간 것으로 나타났다.

위액트는 “군민운동장에 사료를 모아놓고 (피해견) 수색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수색을 다녀온 사이 사료가 한 포도 남김없이 사라져 봉사자들과 활동가들은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차량에 구비해 놓은 사료가 소량 남아있어 마을 개들을 위한 밥, 물 급여는 가능하지만 금방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료를 기다렸을 영덕 군민들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료를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으면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영덕은 지난 25일 오후 6시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발화한 산불이 영덕군 지품면 황장리로 번지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불이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영덕 지역 산불영향구역은 8050㏊, 전체 화선은 108㎞에 달했다.

위액트는 주민들이 산불로 긴급하게 대피하면서 집에 홀로 남은 개들이 다수 확인되자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곳에 있는 화상 입은 동물들이 여전히 많다”며 “모든 동물을 구조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이곳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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