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북 산불’ 사망자 30명 육박…‘유가족’ 위한 법은 계류 중

이재민 정의에 ‘유가족’ 포함 안 돼
“국가 재해구호 책무 강화 법적 근거 마련해야”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이 산불에 폐허가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덕에서는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경북지역을 덮친 최악의 산불이 진화와 재발화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하루아침에 생명과 삶의 터를 잃은 이재민과 유가족에 대한 지원 대책에 관심이 몰린다.

정부는 신속한 모든 조치와 과감한 재정 지원을 약속한 상태지만 이번 산불로 발생한 인명피해가 75명에 이르고, 이재민 또한 4193세대·6885명에 달하면서 수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산불은 3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엔 화재 사망자 유가족 지원 부족을 지적하는 재해구호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재해구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재민의 정의에 유가족을 명확히 명시하고, 유가족의 범위를 가족 및 형제·자매 등 친인척까지로 확대하도록 하며, 임시주거시설 제공에 필요한 지원항목, 지원기간 등을 명문화하는 등 국가의 재해구호 책무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당시 기업과 유가족의 협상 지연으로 정부가 지원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법이다.

현행법은 임시주거시설, 생활필수품, 의료서비스 등 구호의 종류만 열거하고 있고, 구체적인 지원 방법, 지원기간 및 지원대상의 범위 등에 관해서는 하위 규정으로 위임하고 있다. 그 때문에 관할 지방자치단체 등 구호기관의 재량에 따라 구호 및 복구 지원 사업이 이루어져 일관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해당 법안은 상임위에서 심사 중이지만, 각 부처가 보완 또는 현행법 유지의 입장을 나타내면서 이견이 갈리고 있다. 상임위 검토 보고서를 살펴보면 해당 법을 심사한 전문위원은 해당 법안에 대해 이재민의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만큼 법률로 명시하는 것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봤다. 전문위원은 “기후 및 사회변화에 따라 재난 발생의 유형 및 상황이 다변화되고 있어 이에 따라 구호 대상이 되는 이재민의 범위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유족 또는 가족’의 범위가 법마다 다른 점도 지적됐다. 가족의 범위는 민법에 따르지만, 유족의 범위는 ‘직계존비속·배우자 및 친족으로서 생계를 같이하는 자’로 한정하고 있어서다. 법무부는 이같은 점을 인정하고 유가족 범위를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원 대책이 우선 이뤄지고 난 뒤 관련 법안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행안위는 먼저 산불 진화 상황을 보고 후속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행안위 야당 의원은 현장 점검 및 현안 질의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우선은 산불 진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