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때문이었어?’ 라면 봉지 색깔의 비밀 [식탐]

은색 알루미늄 박 등의 다층 포장재

산소·빛·습기 막아 식품 신선함 유지

조리용·티스푼 등 용도 외 사용 금지

 

식품마켓의 라면 판매대[heraldk.com]

식품마켓의 라면 판매대[heraldk.com]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과자나 라면의 안쪽 포장지는 대부분 은색이다. 여기에는 가공식품의 신선함을 지키기 위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기름에 튀겨 바삭하게 만드는 과자·라면은 장기간 유통 시 산패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산패는 지방류의 유기물이 산소·열·세균 등에 의해 산화되는 것을 말한다. 맛과 색이 변하고 불쾌한 냄새도 난다. 과자·라면을 개봉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눅눅해지고 맛이 떨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반 비닐은 산소가 쉽게 스며든다. 산소 분자가 일반 비닐의 미세한 구멍보다 작아서다. 산패 현상을 막으려면 산소 차단성, 차광성 등의 기능성 포장재를 사용해야 한다.

식품 업계에 따르면, 식품 안쪽의 은색 포장지는 얇은 비닐 같지만, 2~3겹 이상의 포장재를 겹쳐 만든다. PP(폴리프로필렌), PE(폴리에틸렌), 알루미늄 박 등을 접착한 다층 포장재다. 투명 비닐에 알루미늄층, 그 위에 또 비닐을 코팅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제품의 신선도를 책임지고, 포장지를 은색으로 만드는 것은 알루미늄층이다. 알루미늄 박은 은색이다.

알루미늄 박은 습기를 차단해 눅눅해지는 것을 막는다. 빛·열로 인한 변형도 방지한다. 라면, 과자뿐만 아니라 커피믹스, 즉석 카레 등에 두루 쓰인다.

이런 식품 포장재를 사용할 때는 주의할 점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다층 식품 포장재의 재질 중에서 식품 접촉면에 주로 사용되는 것은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이다. 여기에는 가소제(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화학첨가물) 성분이 사용되지 않아 식품 접촉에는 안전하다.

하지만, 내용물의 변질을 방지하는 용도인 만큼, ‘조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일명 ‘뽀글이’ 조리법이 해당한다. 라면 봉지에 끓인 물을 직접 붓고 익혀 먹는 것을 말한다. 라면을 끓일 때는 냄비를 사용해야 안전하다. 라면 봉지가 찌그러져 물이 흘러나오면서 손이 델 위험도 있다.

커피믹스의 경우 봉지로 커피를 휘젓는 경우가 있지만,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간편할 수 있으나 건강에는 좋지 않다. 식약처도 주의 당부를 나선 부분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커피믹스 봉지를 뜯을 때 인쇄 면에 코팅된 합성수지제 필름이 벗겨지는데, 이를 뜨거운 물에 저으면 커피에 녹아들어 갈 수 있다. 더욱이 커피믹스 봉지의 절취선 부분에는 소량의 납 성분도 있다. 커피믹스 봉지는 버리고, 티스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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