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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신청을 인용한 법원의 결정을 검찰이 받아들여 윤 대통령이 52일 만에 석방됐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윤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문혜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4월로 밀리면서 시기, 결과를 놓고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길어지는 헌법재판소의 선고에 정치권에서는 ‘5대 3 교착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쪼개진 여론 속 정치권은 모두 강경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사건은 작년 12월 14일 접수된 뒤, 이날(31일)로 107일이 지났다. 두 전직 대통령과도 비교했을 때, 최장 평의를 이어오고 있다.
헌재가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으면서 4월에는 4일, 11일, 18일부터 급기야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 전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식물 헌재’ 시나리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자 유불리에 따라 전망을 각기 내놓고 있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4월 초반은 어렵지 않겠냐”는 분위기와 함께 기각·각하 기대감이 연일 흐르고 있다. 여권과 윤 대통령 측도 “5대 3으로 다른 방식을 찾기조차 어려운, 4대 4로 탄핵 자체가 불가능해진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헌재의 빠른 판단을 촉구하면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임기 만료 재판관 지속 업무 법안 등 전략을 총동원하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이르면 2, 3일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쌍탄핵’ 추진을 시사한 셈이다. 모든 국무위원에 대해서도 즉각 탄핵으로 직무를 정지시키는 ‘내각 총탄핵’ 카드도 꺼내는 중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를 중심으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 초선 의원과 이재명 대표를 내란선동죄·내란음모죄로 고발할 방침을 밝히면서 여야 간 ‘고발전’이 벌어졌다. 그러자 민주당 초선 의원들도 “명백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자 무고”라며 맞고발을 예고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의힘 고발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초선 의원의) 의견표명을 놓고 고발하겠다는 것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지적했다.
정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헌재를 둘러싼 ‘입법 전쟁’에도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헌법재판관 임기가 끝난 뒤 후임자가 없을 경우 직무를 이어가도록 하는 법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다만 해당 안은 당내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이어지는 의원총회에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헌재법 개정안을 줄줄이 내놨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이후에도 헌재가 탄핵소추의 정당성을 심사한 후 직무정지 여부룰 결정하는 내용, 접수된 사건의 순서대로 심판사건이 심리되도록 하는 법안 등 사실상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법안이 많았다.
특히 박대출 의원안은 탄핵심판이 각하 또는 기각된 피청구인은 헌재에 심판에 소요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인데, 탄핵 소추를 발의한 소속 의원의 수에 비례해 해당 정당들이 심판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여야가 12·3 계엄 이후 내놓은 헌재 관련 법안은 20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