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면 소득 높아도 ‘미리내집’ 더 길게 살 수 있다

31일 ‘롯데캐슬 이스트폴’서 입주 신혼부부 4쌍과 간담회 진행
오 시장 “미리내집 물량 확보 집중해 주거문제 해결 최선 다할 것”


오세훈(오른쪽 두번째) 서울시장과 주형환(맨 오른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3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을 방문해 ‘미리내집’에 입주하는 신혼부부 4쌍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주원 기자]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앞으로 ‘미리내집(장기전세)’ 에 사는 신혼부부가 출산하게 되면, 소득 및 자산 기준과 관계없이 더 오래 거주할 수 있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주형환 대통령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 부위원장은 31일 이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입주 예정인 신혼부부 4쌍도 함께 자리하며, 결혼·출산·양육관련 애로 사항 등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서 한 신혼부부는 “나중에 재계약 할 때 소득이나 자산기준 보기로 돼 있는데 소득이 일정 기준 넘으면, 나가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어린이집 같은 주거환경이 바뀌게될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며 “지금은 소득이나 자산기준 중 하나라도 넘으면 재계약이 안 되는 구조인데 탄력적으로 둘 중의 하나만이라도 충족하면 재계약 될 수 있게 고려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에 “장기전세 주택제도가 시행된 지 약 17년 차다. 그동안 유의미한 출산율 증가가 확인돼 미리내집도 지난해부터 시행하게 됐다”며 “오늘 동행 한 신혼부부 입주자분이 말씀하신 대로 자산이나 수익변동이 있더라도 재계약이 가능하도록 탄력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미리내집’은 2007년 오세훈 시장이 도입한 장기전세주택(SHift)을 ‘신혼부부’에 특화한 개념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표적인 신혼부부 주택정책이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입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녀 출산 시 거주기간을 최장 20년까지 연장해 준다. 2자녀 이상 출산 가구에 대해선 시세보다 최대 20% 저렴하게 해당 주택을 매수 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파격적으로 제공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첫 물량인 올림픽파크포레온(300가구)을 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총 1022호의 미리내집을 공급했다. 일부 단지는 최고 328: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신혼부부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러한 흥행을 이어가듯 지난해 8월 모집한 ‘롯데캐슬 이스트폴(216가구)’도 52.9대1(무자녀 대상 59㎡)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부터는 신혼·출산가구에 대한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주거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및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과 행정규칙 개정안이 시행된다. 이는 지난해 6월 저고위가 발표한 ‘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의 후속 조치의 하나로, 개정안에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가 거주 중 자녀 출산 시 소득 및 자산 기준과 관계없이 재계약 허용 ▷장기전세주택에서는 맞벌이 가구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200%까지 청약 신청 가능 ▷자산 기준 부동산·자동차 중심에서 금융자산 및 일반자산을 포함한 총자산 가액 기준으로 확대 개편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기준이 담겼다.

아울러 서울시는 2025년부터는 장기전세 만기물량을 활용하여 출산에 따른 이주지원과 우선매수 기회 등 인센티브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자녀 이상 가구는 기존 10년에서 입주 3년 차부터 넓은 평형으로 이주 가능하고, 우선매수청구권도 기존 20년에서 10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실질적인 출산 인센티브로 이어지게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미리내집 3500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매년 새로 결혼하는 신혼부부 4만쌍의 10분의 1 수준인 연간 4000호를 공급하는 등 확대 계획도 갖고 있다. 또 아파트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비아파트형 미리내집(다세대·연립·오피스텔·한옥)과 보증금 지원형 미리내집 등 다양한 유형으로 공급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리내집 정책 완성도가 높은데 관건은 얼마나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라며 “올해 최대 3500가구 입주할 수 있도록 확보했다. 향후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지금처럼 매입임대주택이 아닌 아파트 형태로 입주할 수 있는 곳들이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도 물량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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