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소아성애자’ 프레임 씌우고, 살인자로 몰아가…거짓을 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미성년자였던 배우 고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저는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고인과 교제했다는 이유로 가짜 증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배우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과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에 대해 일체 부인,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눈물을 쏟았다.

김수현은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 같다”며 “저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가 동석했다. 김수현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갖가지 의혹과 논란이 빚어진지 약 20일 만이다.

김수현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지난 시간동안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것으로 35분 가량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며 “제게 오는 호의조차 믿지 못하고, 항상 무엇을 잃을까 피해를 볼까 무서워하고 도망치고 부정하기 바빴다. 그래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다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랬으면 저를 사랑해주신 팬분들, 이 기자회견을 위해 애써주신 회사 식구분들, 다 이토록 괴롭지는 않지 않았을까”라며 “저와 고인의 사생활이 폭로될 때마다 내일은 그냥 다 이야기하자, 직접 말하고 이 지옥같은 상황을 끝내자는 생각을 계속 했다”며 울먹였다.

이 자리에서 김수현은 “저와 고인은 5년 전,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에 1년여 정도 교제했다”며 앞서 밝힌 입장을 고수하며 모든 의혹에 반박했다.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는 김수현이 김새론과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족은 고인이 만 15세였던 2016년부터 김수현과 6년간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가세연은 김수현이 군 생활 중 김새론에게 보냈다는 손 편지를 비롯해 각종 사진 자료를 공개하며 폭로전을 이어갔다.

그는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인이 저의 외면으로 또 저의 소속사가 고인의 채무를 압박했기 때문에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라며 “좋은 감정을 갖고 만났고, 시간이 지나 헤어지게 됐다. 그 뒤로는 고인과 좀처럼 연락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했다. 또한 고인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던 때를 언급, “유족 측이 유튜브에서 당시 고인이 저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이약했으나 그 때는 이미 고인은 다른 사람을 사귀고 있다고 들었을 때”라며 “그럼에도 고인의 유족은 ‘너는 미성년자 시절의 고인을 농락했다’, ‘(채무를) 압박해 죽게 했다’고 말한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미성년자였던 배우 고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김수현은 이날 자신의 입장을 구구절절 밝히며 가세연과 유족 측이 제기한 의혹을 모두 부인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내놓은 증거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잘못한 일은 얼마든지 인정하겠다.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유족이 주장하는 음성 증언은 사건 폭로 후 새롭게 녹음한 것들이다. 유족이 처음에 공개한 카톡 내용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카톡은 고인이 썼다고 하기엔 틀린 사실들이 너무나 많다. 2016년 사진이라는 것도 2019년 사진이었다”고 또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채널에선 2016년 카톡들을 증거로 저에게 ‘소아성애자, 미성년자 그루밍’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그러나 2016년 카톡과 2018년 카톡에서 고인과 대화하는 인물들은 서로 다른 사람이다. 저는 이 사실을 증명하고자 유족이 제출한 2016년과 2018년, 올해 제가 지인들과 나눈 카톡을 진술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기관에 의뢰했다. 2016년, 2018년 인물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고 강조했다.

김수현은 “유족들의 폭로가 시작된 뒤로 가장 괴로운 점도 이것이었다. 저와 소속사가 유족의 증거에 대한 입장을 내면, 갑자기 새롭게 녹음된 증언이 공개된다”며 “사건 시점을 교묘히 바꿔 사진과 영상, 원본이 아닌 편집된 카톡 이미지가 증거로 나온다. 제가 고인과 교제했다는 이유로 가짜 증거가 계속되고 있다. 제가 한 선택에 대한 비판은 무엇이든 받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모든 것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김수현은 이날 지금까지 유족 측이 증거로 내세운 모든 것에 대해 수사기관에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그럼면서 “유족의 증거가 정말 진실이라면 수사기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검증받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통해 마침내 입장을 밝혔지만 그는 “지금 이순간에도 걱정이 많고 불안하다.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이 또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 제가 그런 사람이기에 결국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오늘은 또 무엇을 폭로하고 왜곡해서 저를 살인자로 몰아갈지 두렵다. 이 기자회견이 끝나면 그들은 또 어떤 가짜 증거와 증언으로 제 명예를 훼손하고 주변 사람을 괴롭힐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강요에 못 이겨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저는 인간 김수현으로서 뿐만 아니라 스타 김수현에게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분들을 배신하게 된다. 그 분들에게 여러분은 ’인간 쓰레기‘를 좋아했다고, 김수현에게 속은 거라고, 평생 남을 고통을 주게 된다. 제가 아무리 연예인이라는 가면을 쓰고 사는 사람일지라도 그것만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한 것에 대한 비난은 다 받겠다. 하지만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이다”라며 “지금도 저를 믿어주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그것만큼은 밝히고 싶다. 저를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다.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이날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도 밝혔다. 김종복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는 “오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유족과 이모라고 자칭한 성명불상자, 가로세로연구소 운영자를 상대로 합계 1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소속사 측은 가로세로연구소 운영자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등)과 협박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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