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사무실 사용…구영배도 전날까지 출근
티메프, 위시 인수대금 충당하러 판매대금 횡령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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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정산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지난해 1조원대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 모회사인 큐텐 경영진이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큐텐이 인수한 위시 운영사인 컨텍스트로직 코리아의 사명만 바꿔 재기에 나선 것이다. 오는 8일 첫 재판을 앞둔 구영배 큐텐 대표도 해당 사무실에 출근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컨텍스트로직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사명을 ‘위시코리아 유한회사’로 변경하고 구희진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컨텍스트로직은 큐텐이 지난해 2월 인수한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 ‘위시’를 운영하는 회사다.
구 대표이사는 과거 큐텐의 대외협력차장을 거쳐 경영진을 지낸 인물이다. 큐텐 계열사 중 이커머스 업체인 ‘스노우볼컴퍼니’의 대표도 지냈다. 티메프 사태 이후 ‘스노우볼컴퍼니’는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위시코리아의 사무실 위치는 기존 큐텐 건물과 동일하다. 업종도 이커머스로 유사하다.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사업 목적은 전자상거래업과 통신판매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전자상거래에 의한 도소매 및 수출입업 등이다. 최근 구매대행업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마켓, 중고상품 도소매업도 추가됐다.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향은 위시 글로벌 플랫폼에 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으로 보인다. 위시코리아가 지난 1일 띄운 이커머스 MD(상품기획자) 모집 공고문을 보면, 위시코리아는 “당사는 국내 우수 상품을 발굴해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 셀러와 협력해 위시 플랫폼에 상품을 등록하는 MD를 모집한다”고 적었다.
문제는 위시가 티메프 사태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이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는 2400억원에 이르는 위시 인수대금을 충당하기 위해 판매하던 제품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덤핑’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구영배 대표는 현재 ‘위시’ 인수대금 지불을 위해 티메프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티메프 판매자에게 지급돼야 할 400억원 이상의 정산대금을 끌어다 썼다는 의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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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위시 코리아’ 사무실 전경. 신현주 기자 |
사건의 중심에 선 구영배 큐텐 대표도 전날까지 위시코리아 사무실에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 대표는 오는 8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위시’ 사업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구 대표의 현재 출근 상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티몬과 위메프는 전날 감사보고서를 게재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해 각각 2494억, 13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티몬은 전년 대비 0.2%, 위메프는 34.7% 손실 규모가 커졌다. 티몬은 현재 새벽배송기업 오아시스를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낙점했다. 위메프 역시 국내 기업 중 한 곳이 인수 의향을 보여 현재 조건을 협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