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본회의에서 ‘마은혁 임명 촉구 결의안’에 대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찬성 토론 도중 “공산주의자” 발언을 한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맨 오른쪽)이 야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신상발언을 거부한 채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김진 기자]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결의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국회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지체없는 임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마은혁 임명 촉구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재석 186인 가운데 찬성 184표, 반대 2표로 가결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마 헌재 재판관 후보자 결의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을 나갔다. 반대 토론 주자로 나선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이틀 앞두고 새로운 헌법재판관 임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추천했고 이념적, 정치적 편향성이 매우 큰 마 후보자가 탄핵심판에 관여하게 된다면 헌법재판소는 더욱 더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은혁 후보자를 이제 와서 임명하는 것은 탄핵선고를 더욱 지연시키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찬성 토론에 나선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헌법재판소는) 이미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다는 게 위헌이며 위법하다는 점을 결정했다”며 지난 2월27일 헌재가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과 관련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을 전원일치로 일부 인용한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이 어떻게 헌법을 준수하자는 의결안을 반대하고 헌법을 어기자라고 반대 토론을 하며 주장할 수 있나”라며 “투표권을 아예 포기하고 나가고 있다. 국민의 대표 자격이 있나”라고 강하게 물었다.

한편 여야는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강 의원이 찬성 토론을 하는 도중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마 후보자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충돌하기도 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박 의원에게 신상발언을 요구했으나, 박 의원이 이를 거절하고 본회의장을 나갔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발언대에 나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헌정 가치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당 발언을 한 박 의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