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A사와 신형 무인기 ‘GE-STOL’ 공동개발
개발·생산 인프라에 7500억원 이상 투자

지난해 8월 미국 샌디에이고 GA-ASI 본사를 방문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무인기 생산 공장을 둘러 보고 린든 블루(Linden Blue) GA-ASI 부회장 겸 CEO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한화가 미래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 받고 있는 무인기 체계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미래 방산기술에 선제적으로 집중 투자, 2040년 5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무인기 시장에 진출해 K-방산의 미래 먹거리를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무인기 전문기업인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Gray Eagle-STOL(GE-STOL)’ 공동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GA-ASI는 여러 고성능 무인기 개발 및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영국, 일본, 호주 등 주요 우방국들에 무인기를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2027년 초도 비행을 목표로 GE-STOL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아우르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GE-STOL은 이착륙 거리가 수백 미터에 불과해 단거리 활주로, 비행갑판을 갖춘 대형 함정 및 활주로가 없는 야지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도 운용 가능하다. 탑재 가능 중량(payload)은 1.6톤(t)으로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해군은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에서 이 무인기를 이륙시키는 전투 실험을 마쳤다.

양사는 GE-STOL을 통해 미국·중동·아시아·유럽 등 글로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GA-ASI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글로벌 GE-STOL 구매 수요는 600대 이상으로 조사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향후 무인기 플랫폼 공유를 통해 한미 군사동맹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STOL의 개발 및 생산을 위해 국내에 연구개발 및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관련 분야의 인력을 확보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 부품, 소재 협력업체들도 발굴해 국내 무인기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3000억원을 무인기 관련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나아가 무인기 체계 개발과 시설 구축까지는 총 7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 공동 개발이 한화-GA 양대 그룹 차원의 파트너십 확장으로 이어질 경우 투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무인기 역량 확보는 자주국방과 K-방산의 미래 먹거리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첨단 방산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