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경쟁 시작
주요국, 벌써부터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韓 CDMO 1위 삼바 성장률, 美의 13.4배
“통합고용세액공제 일몰 연장 등 정책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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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향후 5년 내 여러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만료 시점이 도래하면서 최대 79조원이 넘는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주요 글로벌 국가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도 미래 핵심산업 확보 차원에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2일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지난해 머크사의 ‘키트루다’ 등 전세계 매출액 상위 20개 의약품 중 다수의 특허가 향후 3~5년내 순차적으로 만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9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1위를 기록한 ‘키트루다’는 2028년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미 국내외 기업들은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3상에 착수한 상황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개발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의약품(항체)인 키트루다, 다잘렉스, 옵디보 및 오크레부스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약 582억 달러(약 79조 원) 규모다. 이에 따른 위탁 개발·생산 수요 증가로 CDMO 시장의 확대가 유력하다.
주요국들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 경쟁은 벌써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화이자와 머크 등 제약사들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 또는 합성에 집중하고, 이후 단계를 CDMO 기업과 협력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AI가 신약 개발 주기 단축뿐만 아니라 신약 후보물질 발견 등에서 성과를 내면서 엔비디아 및 구글 등 IT 기업의 바이오산업 투자도 늘고 있다.
대만 정부의 경우,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TSMC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TBMC를 설립하며 정부 차원의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TBMC는 2023년 5월 미국 내셔널 리질리언스(National Resilience) 회사와 함께 합작 투자회사(정부 지분 약 57%)로 설립됐다.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TSMC는 공기업 형태로 설립(현재는 정부 지분 6%)됐으며, 대만 정부가 주도해 대규모 연구개발 단지도 제공했다.
한경협은 한국의 한국 대표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가 매우 높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1~2023년 매출액 연평균 증가율은 글로벌 1위인 스위스 론자의(12.4%) 3.5배를 초과하는 43.7%를 기록했다. 론자가 2006년부터 CDMO 사업을 본격화한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기업 규모와 성숙도의 차이를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한 성장세라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 CDMO 시장에서 9.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스위스 론자(25.6%), 우시바이오로직스(12.1%), 카탈란트(10.1%)에 이은 4위다.
한경협은 CDMO 사업 지원을 위한 정책과제로 통합고용세액공제 일몰 연장, 특별법 등 계류법안 통과 등을 꼽았다.
CDMO 시장은 임상 1상 단계부터 매출 실현까지 평균 5년 이상 걸리는 특성상, 안정적인 인력 충원을 통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때문에 통합고용세액공제의 일몰 기한을 최소 10년 이상 연장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원료의약품 또는 원료물질 수입 시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 원료 조달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식약처 허가 시설의 제조위탁 활용을 통해 시설 투자비용을 절감하도록 지원하는 법안 역시 국내 기업들의 사업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