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일 대선 레이스…늦어도 6월 4일 차기정부 탄생 [헌재 尹대통령 전원일치 파면]

대선 6월 3일 유력…韓대행 지정
공직자 선거일 30일 전 사퇴해야
경선 빠듯…당마다 토론회 줄일듯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파면되면서 60일간의 조기대선 레이스가 동시에 시작됐다. 늦어도 6월 3일 이전에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사진은 직전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2022년 3월 9일 투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함을 옮기고 있는 모습 [연합]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면서 60일 간의 조기 대통령 선거 레이스가 시작됐다. 늦어도 6월 4일에는 차기 정부가 출범할 전망이다. 탄핵 찬반으로 양분된 국론을 통합하고 대선 국면으로 넘어가기 위한 역할이 국회에 주어졌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이날로부터 최장 60일이다.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거하라는 헌법 68조2항에 따라 늦어도 6월 3일 이전에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한다. 선거일 지정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달려 있다. 지난 2017년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부터 5일이 지난 3월 1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선거일을 5월 9일로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 시 전례에 따라 60일을 꽉 채운 오는 6월 3일 화요일 대통령 선거를 치를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6월 3일 선거 시 사전투표는 5월 29~30일, 선상 투표는 5월 26~29일, 재외국민 투표는 5월 20~25일이 된다.

변수도 있다. 오는 3일 올해 첫 수능모의고사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예정돼 있어서다. 2019년 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세 이상 청소년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진 만큼 10대 유권자를 고려해 선거일을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통령 파면으로부터 꼭 60일째인 3일 외에는 수요일인 5월 28일 이야기도 나온다. 현행법상 임기 만료로 인한 대선은 수요일로 지정돼 있어서다. 다만 궐위로 인한 대선은 60일 이내 외에 별도 규정이 없다.

대선 기간은 23일로, 지정될 선거일 24일 전부터 이틀 간 후보 등록을 해야 한다. 대선이 6월 3일일 경우 후보 등록은 5월 10일~11일, 5월28일일 경우 5월 4~5일이다. 각 당이 경선을 치러 최종 후보를 선출할 시간이 4~5주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공직자는 선거일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번 조기 대선 주자군에도 공직자가 대거 포함돼 있다. 국민의힘에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임철우 경북도지사,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표적인 비명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거론된다.

탄핵 대선이었던 제19대 대선과 비교하면 이번 대선에서는 지자체장이 사퇴에 쫓기지 않게 됐다. 한달 가까이 대선 시계가 늦게 돌아가면서 재보궐선거를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28일까지 재보궐선거 실시 사유가 정해지지 않은 지자체장은 내년 6월 열릴 제9회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선출하게 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탄핵 대통령을 배출한 데다 대선 결과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지자체장 몫을 빼앗길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호재다. 당내 경선은 지자체장 신분을 유지한 채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지자체장 직을 들고 임하는 후보는 대통령직 자체보다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름을 알리는 데에 몰두한다는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각 당의 경선 일정은 제19대 대선보다 빠듯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지난 탄핵 정국과 달리 대통령 찬반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던 여론 지형상 조기 대선 준비를 수면 위로 올려둘 수 없었던 탓이다. 지난 2017년 5월 9일 치러졌던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4월3일, 자유한국당은 3월31일, 국민의당 4월4일, 바른정당 3월28일, 정의당 2월 16일에 대통령 후보를 결정했다.

당시 민주당의 경선 일정은 대통령 파면 이전부터 시작됐다. 2월 15일 민주당은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했고,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틀 뒤인 3월 12일 경선 후보 등록을 시작했다. 3주 간 8번의 당내 경선 토론회를 거쳐 4월 3일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다.

민주당은 이번 당 경선은 더욱 압축적으로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당내 경선 토론회 횟수를 줄여 기간을 2주로 줄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번 주말 대표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19대 대선 돌입 당시 민주당 대표는 추미애 의원으로, 문 후보는 당 대표가 아니었다.

국민의힘은 사흘에서 일주일 가량 자숙 기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지자들에게는 대통령 파면을 받아들이고 정권 재창출로 시선을 돌릴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윤석열 정부의 실패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여당으로서는 이 기간 전열을 가다듬고 이르면 오는 7일 조기 대선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현재 대통령 후보를 결정한 정당은 개혁신당뿐이다. 만40세를 갓 넘긴 이준석 의원이 개혁신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 조국혁신당은 범야권의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 경선을 제안한 바 있다. 주소현·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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