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개봉한 ‘승부’ 흥행 흐름 타자
5월 황금연휴 앞두고 30일 개봉 러시
![]() |
4월 30일 개봉하는 오컬트 액션 장르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올해 1분기 텐트폴(대작 영화) 작품인 ‘검은 수녀들’과 ‘미키 17’은 금요일 개봉을 선택했지만, 4월 개봉하는 영화들은 대다수가 수요일 개봉을 택했다. 수요일에 개봉해 주말까지 바짝 관객을 모으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과 동시에 마지막 주의 경우는 5월 황금연휴를 톡톡히 활용하기 위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수요일) 개봉한 이병헌·유아인 주연의 ‘승부’는 개봉 12일 차 만에 관객 135만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인 180만명에 바짝 다가섰다. 수요일 개봉하고 차차 입소문을 얻더니 개봉 후 첫 주말 박스오피스를 독점하듯이 했다. 수요일 9만명, 목요일 6만명, 금요일 9만명, 토요일 23만명, 일요일 21만명 등으로 관객을 불러 모았다.
4월 한 달간 개봉하는 영화들 역시 대부분 수요일에 개봉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당장 오는 9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배급하는 액션 블록버스터 ‘아마추어’가 개봉하며, 다음 주 수요일 16일에는 한국 영화 ‘야당’과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외화 ‘마리아’가 맞붙는다.
![]() |
4월 16일 수요일 개봉하는 강하늘·유해진·박해준 주연의 ‘야당’ |
이어 4월 마지막날이자 수요일인 30일에는 한국 영화 ‘파과’와 ‘거룩한 밤:데몬헌터스’가 동시 개봉한다. ‘파과’는 기존 5월 1일에 개봉하려고 했으나 하루 앞당겨 4월 30일로 개봉일을 확정했다. 30일은 다음 날인 5월 1일 노동절 특수, 이어진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어 영화업계에서는 여름 전통적 극장 성수기 전에 다가온 대목으로 일컬어지는 기간이다.
개봉일은 영화업계 현황에 따라 흐름을 타면서 바뀌어왔다. 주말을 앞두고 금요일 개봉이 정석으로 여겨지던 20세기를 지난 2002년 주 5일제 도입과 함께 목요일 개봉으로 큰 흐름이 옮겨갔다. 그러다 점점 더 흥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중 한 가운데 날인 수요일로 옮겨갔다. 여기에 2014년 1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면서 수요일 개봉이 새 경향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여전히 수요일 개봉이 표준인데, 간혹 특수한 상황에 따라 금요일 ‘변칙’ 개봉했던 터라 4월 개봉작들의 경우 오히려 표준으로 회귀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극장이 너무나 힘든 상황에 부닥치면서 힘들게 개봉한 작품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개봉일을 정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달은 변칙 개봉 없이 수요일 관행을 따르는데, 게다가 마지막 주는 5월 황금연휴 특수를 위해 일관성이 맞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오컬트 액션 장르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와 스릴러로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성을 가져가는 ‘파과’가 황금연휴 극장 관객을 양분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