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현장구청장실 운영
경로당 중식 주5일 확대사업 실시
‘찾아가는 정비사업 아카데미’ 운영
710억 규모 성북사랑상품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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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이 3일 오후 서울 성북구청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사무실에 있는 시간은 몇 시간 안 됩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자타공인 현장 중심형 구청장이다. 현장에 나가야 구민들이 원하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어서다. 실제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3일에도 이 구청장은 북악산에서 산불대응 훈련을 막 마치고 돌아온 상태였다.
이 구청장은 “구청장이 되고 난 뒤 처음에는 하루에 20건 정도 일정이 있었는데 지금은 12건 정도로 줄었다”며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현장에 나가 있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현장구청장실은 구정 철학을 담은 성북구의 대표 사업이다. 현장구청장실을 통해 주민과 구청장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며 구민들의 삶에 필요한 정책들을 추진해 나갈 수 있었다.
이 구청장이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현장은 ‘경로당’이다. 이 구청장은 “성북구의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수의 19.9%인 8만3000여명으로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매일 다니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고독감을 낮출 수 있도록 관내 183개 모든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어르신들의 의견을 반영해 경로당 중식 주 5일 확대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식 지원 인력으로 어르신 일자리를 만들었다.
지난달 성북구 장위동에 문을 연 ‘할매정(情)국밥집’도 현장구청장실의 대표 성과 중 하나다. ‘할매정(情)국밥집’은 음식을 통해 세대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자립적인 노후 생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구청장은 “어르신 20명을 채용해 3~4명씩 교대로 근무하고 계시는데 주민들 반응이 너무 좋다”며 “동네 맛집으로 소문나 줄을 서서 먹을 정도다 보니 어르신들도 일하는 게 너무나 즐겁다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또 다른 사업지는 정비사업 현장이다. 성북구에서는 현재 국내 최다인 125개 구역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구청장은 “정비사업은 방식이 다양한 데다 단계까지 복잡해 주민의 눈높이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며 “이 어려움이 갈등을 야기하고 사업비 증가,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지는 만큼 주민께 필요한 정보를 쉽고 제대로 알려드리기 위해 2023년부터 ‘성북구 찾아가는 정비사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구청장은 공사대금으로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있는 현장을 찾아 중재하고 이견을 좁히는 역할을 직접 했다.
현재 성북구에서는 장위뉴타운, 길음뉴타운 등 21개 구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6개 구역이 착공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구청장은 “민간재개발 첫 후보지로 선정된 하월곡동, 석관동 등 성북구 곳곳에서 정비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2025년은 성북구가 주거명품 도시로 가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거 정비 사업과 함께 성북구의 또 다른 큰 숙제는 교통망 확충이다. 특히 지난해 중단됐던 강북횡단선에 성북구는 구민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재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 구청장은 “강북횡단선은 서울 동북부와 서남북 간 교통 여건 개선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구는 ‘2019년 서울시 도시철도 기본계획’에서 재정사업으로 강북횡단산이 확정 발표된 이후 기대감을 가지고 서울시와 중앙정부에 적극 협조했지만 2024년 6월 예비타당성에 통과하지 못해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43만 성북구민은 2024년 10월 한 달 동안 10만명을 목표로 ‘강북횡단선 신속 재추진 촉구 범 구민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구민의 61.5%인 26만명 동참이라는 결과를 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구는 이 서명부를 서울시에 전달했고 국회 국토교통위도 방문해 성북구의 열망을 전달한 상태다.
이와 함께 성북구는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얼어붙은 민생경제를 회복하고자 ‘성북구 주민생활안정 특별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성북사랑상품권’이다. 이 구청장은 “위축된 소비심리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도 71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이라며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74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성북구는 상반기 착한가격업소를 신규 모집 중이며, 관내 착한가격업소와 성북동가게 총 76개소에서 성북사랑상품권으로 결제 시 추가 5% 페이백을 지급해 내수 활성화 효과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저금리 특별융자도 진행하고 있다. 업체당 최대 5000만원까지 총 300억원 융자를 진행해 현재 262개 업체를 대상으로 107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 구청장은 “남은 민선8기에도 주민들과 소통하며 삶의 현장을 지키겠다”며 “현장구청장실, 주민자치회 등 다양한 창구로 주민과 소통하면서 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지역현안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