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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이 11일(한국시간)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4번홀 티샷을 한 뒤 타구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유리알 그린으로 유명한 ‘명인열전’ 마스터스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올해 한층 더 빨라진 그린 스피드로 첫날부터 선수들을 긴장케 했다.
김주형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1라운드를 1오버파 73타 공동 38위로 마친 뒤 혀를 내둘렀다.
3년 연속 마스터스에 출전한 김주형은 “그린이 정말 빠르고 단단해서 공이 진짜 잘 미끄러진다”면서 “이 정도로 단단한 그린은 처음이라 ‘이게 마스터스구나’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이 그린에 정확히 떨어져야 한다는 걸 실감한다”며 “내일도 지금의 샷 감각을 유지만 한다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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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가 11일(한국시간) 마스터스 1라운드 2번홀에서 퍼트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AP] |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으로 첫날을 마친 임성재도 그린 스피드에 놀라움을 표했다.
2020년 준우승자 임성재는 이날 1언더파 71타로 공동 11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경기 후 “마스터스 여섯번 출전 중 그린이 가장 빨랐다. 페어웨이와 그린 모두 단단하게 눌러놓은 느낌이다. 그린이 빠르고 딱딱해서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특히 내리막 퍼팅이 진짜 빨라서 깜짝 놀랐다. 세게 친 것도 아닌데 계속 구른다. 과감하게 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다”고 했다.
임성재는 그러면서 “그린이 딱딱하니까 랜딩 지점을 조금 덜 보고 쳐야 한다. 너무 핀하이로 치지 않으로고 노력했다. 특히 내리막은 10야드 전에 떨어져도 굴러서 갈 것같은 느낌이라 다음 퍼트를 생각하며 쳤다”고 했다.
11번째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빠른 그린에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기대에 못미친 첫날 성적표를 받았다.
14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고 순항하던 매킬로이는 15번홀(파5)과 17번홀(파4)에서 그린 스피드를 잘못 계산한 듯 다소 강한 웨지샷을 시도해 잇따라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이날 성적은 이븐파 공동 27위. 특히 15번홀 그린은 지난해 대회가 끝난 후 새롭게 표면을 교체한 네 홀 중 하나로, 한층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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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그 오베리 [AP] |
지난해 준우승자이자 이날 공동 2위(4언더파 68타)로 마친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도 15번홀 그린을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베리는 까다로운 15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상위권 도약 시동을 걸었고 18번홀 버디로 공동 2위로 마감했다.
오베리는 “15번홀은 오거스타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는 홀”이라며 “그린이 새로 바뀌어서 더 단단해졌다. 나는 운좋게 티샷이 멀리 나가 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칠 수 있었는데, 핀이 앞쪽에 있을 경우 정말 조심해야 한다. 자칫하면 불장난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