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열전’ 마스터스 1라운드
매킬로이, 이븐파 공동 27위
저스틴 로즈, 7언더 단독선두
임성재 1언더 공동 11위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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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11일(한국시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1라운드 18번홀에서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칩샷을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마스터스 첫날 그의 플레이는 더할나위 없이 날카롭고도 편안했다. 14번홀(파4)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으며 공동 2위. 전날 파3 콘테스트에서 네살 딸이 6m 내리막 퍼트를 성공시킨 장면이 아빠의 우승을 부르는 ‘행운의 사인’인 듯 했다. 하지만 15번홀(파5)과 17번홀(파4)에서 닥친 통한의 더블보기. 얼굴이 상기된 그는 인터뷰 없이 코스를 떠났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후반 막판 경기력이 크게 흔들리며 힘겹게 첫날을 마쳤다.
매킬로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더블보기 2개로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선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는 7타 차 공동 27위다.
4대 메이저 중 유일하게 마스터스 우승만 없는 매킬로이는 올해로 벌써 11번째 도전장을 냈다. 올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을 획득하며 어느해보다 우승에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잇따랐지만 첫날 불안한 출발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먹구름이 꼈다.
올해만큼은 “충동적이지 않고, 절제된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한 그에게 후반 막판 시험무대가 닥쳤다.
매킬로이는 15번홀 241야드가 남은 세컨드샷 상황에서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지난해 교체한 그린은 한층 단단해져 공을 받아주지 못했다. 그린 뒤에서 시도한 세번째 어프로치 샷은 다소 강하게 그린에서 튀어 구른 뒤 그린 앞 해저드로 빠졌다. 결국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낸 매킬로이는 17번홀에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세컨드샷이 그린을 넘어간 뒤 웨지샷으로 핀을 공략했지만 이번에도 강했다. 홀컵까지 9m 거리를 스리퍼트로 마무리, 두번째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마스터스 최다 우승자(6회) 잭 니클라우스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매킬로이와 점심 식사를 했다고 공개하며 “완벽한 매킬로이에게 부족한 단 하나는 절제력(discipline)”이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매킬로이가 홀별, 샷별 공략 계획을 얘기해줬는데, 내가 하려던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바꿀 게 없다고 얘기해줬다. 매킬로이는 모든 샷을 구사할 수 있고 완벽한 실력을 갖췄다. 하지만 절제력이 부족하다. 최근 몇년간 그의 기록을 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한 홀에서 7타, 8타 같은 빅넘버가 나오는데 이게 그의 우승을 방해한다.”
니클라우스의 분석은 이날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이 됐다. 중요한 순간에 잇따라 나오는 실수와 공격적인 플레이가 또한번 매킬로이의 발목을 잡았다. 매킬로이는 경기 후 인터뷰 없이 골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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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로즈가 마스터스 첫날 16번홀 버디에 성공한 후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
마스터스 첫날 선두는 저스틴 로즈가 꿰찼다.
로즈는 버디를 무려 8개를 쓸어 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공동 2위(4언더파 68타)에 3타 차로 앞선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PGA 투어 통산 11승의 베테랑 로즈는 메이저 대회 중엔 2013년 US오픈에서 우승했고, 마스터스에선 두 차례 준우승한 경험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 4언더파 68타를 기록, 공동 2위로 기분좋게 출발했다. 지난해 준우승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와 코리 코너스(캐나다)도 공동 2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 중엔 2020년 준우승자 임성재가 1언더파 71타로 공동 11위에 오르며 가장 좋은 스코어카드를 냈다. 김주형은 이글 하나와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로 공동 38위, 안병훈은 버디 4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로 2오버파 74타를 기록해 공동 5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