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 영화국 “미국 영화 수입 줄이겠다”
디즈니·워너브라더스·파라마운트 등 일제히 하락
중국, 세계 2위 영화시장···할리우드 제작사 타격 불가피
한국 엔터산업은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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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아웃 2’의 한 장면. [디즈니·픽사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중국 당국이 할리우드 영화의 수입을 줄이겠다고 밝히자 미국 영화사들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45%까지 인상한 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전장 대비 12% 크게 하락했다.
지난 10일 중국 국가영화국은 “미국 정부의 잘못된 행위는 미국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의 호감도를 더욱 낮출 것”이라며 “미국 영화 수입량을 적절히 줄이겠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영화국은 중국에 대한 잘못된 행위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행위’라고 공식적으로 명시하며 미·중 맞불 관세의 연장선임을 드러냈다.
이어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시장”이라며 “더 많은 국가의 우수한 영화를 도입해 시장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영화사들은 중국 국가영화국의 한미령(限美令) 수준의 발표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0일(현지시간) 월트 디즈니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79% 하락한 85.23달러에 마감했다. 파라마운트 또한 전장 대비 2.0% 하락했으며,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12.5%)와 유니버설 스튜디오(-1.1%) 등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사 주가가 떨어졌다.
중국은 스크린쿼터제를 통해 자국 내에서 상영되는 외국 영화 수를 제한한다. 할리우드 영화의 중국 시장 접근이 더 어려워진 이유다.
이에 중국 개봉을 앞둔 미국 영화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디즈니 계열의 제작사 마블의 ‘썬더볼츠’는 오는 30일 중국 개봉을 확정했으나, 이번 조치로 개봉 여부가 흐려졌다.
시장 규모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는 점에서 중국 영화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워지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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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NCT 위시가 중국 상하이에 개최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최근 중국 시장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영향력이 줄고 있어 중국 입장에서는 손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중국 역대 최고 흥행영화 순위 20위 안에서 수입 영화는 42억5000만위안(8455억원)의 매출을 올린 ‘어벤져스:엔드게임’(2019년) 1편뿐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작년 중국 흥행영화 9위에 올랐다.
중국 미디어시장 전문가인 크리스 펜튼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에는 불리한 점이 거의 제로이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이목을 끄는 보복 방식”이라며 “이처럼 눈에 띄는 방식의 처벌은 중국이 총력전에 나선다는 것으로 미국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화 산업에서 중국은 큰손으로 불려 왔다. 국내 역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 기대감에 따라 엔터 콘텐츠 주가가 늘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달리 국내 상황은 좋은 편이다. 최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이르면 5월 한한령을 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종종 언급된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지만 3월 중국의 문화사절단 국내 방문 소식까지 나온 가운데 이번에는 다르다는 분위기다.
심지어 지난 9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그룹 NCT 위시는 지난달 29~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새 앨범 ‘팝팝’ 사전 프로모션 격으로 중국 매체 대상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룹 트와이스와 아이브 또한 중국에서 현지 행사를 진행하며 한한령 해제 가능성을 높였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관광과 K팝을 시작으로 한국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엔터주는 트럼프발(發) 관세 영향도 크게 받지 않아 현시점 가장 주목받는 종목에 해당한다. 올해 에스엠은 주가가 40.74%로 급등했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32.53%) 하이브(16.86%)도 두 자릿수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14.74%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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